권형배 박사 "자폐증·뇌전증 등 새 치료 기반 마련"

뇌가 정상적인 기능을 하려면 뇌 속 신경세포끼리 정확히 연결돼야 한다.

신경세포끼리 연결된 접합 부분을 '시냅스'라고 하는데 이곳을 통해 신경세포는 서로 정보를 주고 받는다.

만일 시냅스가 잘 못 형성됐다면 신경세포 사이의 소통이 어긋나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자폐증과 뇌전증 같은 여러 신경질환이 일어나게 된다.

시냅스는 사람의 행동과 감정, 의식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큰 공간'이지만 형성 원리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부분이 베일에 싸여있다.

최근 미국 막스플랑크플로리다연구소, 알버트아인슈타인의대 등 공동연구진이 시냅스의 형성을 촉진하는 물질을 찾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권형배 미국 막스플랑크플로리다연구소 박사는 16일 e메일 인터뷰에서 "살아있는 쥐에서 시냅스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했고 신경전달물질인 'GABA'가 시냅스의 형성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시냅스는 하나의 신경세포가 다른 신경세포를 흥분시키느냐 억제하느냐에 따라 흥분성 시냅스와 억제성 시냅스로 나뉜다.

GABA는 흔히 억제성 신경전달 물질로 알려졌지만 두 가지 시냅스의 형성을 모두 촉진한다는 것이 이번 연구에서 새롭게 밝혀진 것이다.

연구에는 태어난 지 일주일 정도 된 어린 쥐를 이용했다.

권 박사는 "이번 연구로 시냅스의 초기 형성을 잘 이해하게 된 만큼 이를 기반으로 자폐증과 뇌전증 등의 새 치료 전략을 찾을 수 있게 됐다"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권 박사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미국 알버트아인슈타인의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뒤 미국 하버드의대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고 현재는 막스플랑크 플로리다연구소에서 그룹 리더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