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잔치 답례품을 사기칠 줄이야"...'공동구매'에 속은 부모들
대구 달서구에 사는 김모씨(33)는 지난 7일 열렸던 자녀 돌잔치를 찾은 친지들에게 답례품을 주지 못했다. 석달 전 인터넷의 한 업체에 돌잔치 답례품을 주문했다가 사기를 당한 것. 그는 "할인한다고 해서 수건 90장을 미리 주문했는데 업체 대표가 잠적했다"며 "돌잔치를 망쳐버린 느낌"이라고 말했다.

엄마들 사이에서 "시중보다 저렴하다”고 입소문을 타던 한 돌잔치 답례품업체의 대표가 잠적하면서 피해자가 잇따르고 있다. 대구 서구에 사는 전모씨(35)는 돌잔치를 예약한 식당에 가서야 답례품이 도착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전씨는 "하객들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사과하느라 정신적 피해를 입었는데 보상은 물론 환불조차 받지 못했다"며 "같은 식당에서 돌잔치를 한 부모도 같은 업체에 주문했다가 답례품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전씨와 함께 공동구매를 진행한 다른 아이의 엄마 두 명도 같은 피해를 당했다. 해당 업체는 "세 명씩 공동구매를 하면 사은품을 주겠다"는 식으로 부모들에게 공동구매를 유도했다. 수건 60장을 주문하면 10장을 더 주는 식이다. 부모들은 사은품을 챙기려고 육아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서 공동구매를 할 사람을 찾았다. 몇 개월 사이 수백 여명의 피해자를 낳은 까닭이다.

피해자들은 피해자모임 인터넷 카페까지 만들었다. 15일 이 카페 가입자는 350명, 피해 사례는 60건을 각각 넘어섰다. 피해자들은 집단으로 업체 대표 김모씨를 고소했고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돌잔치 답례품은 3~4개월 전 미리 주문을 하면서 물품 대금을 미리 입금하기 때문에 돈을 떼일 가능성이 높다"며 "가격이 저렴하다는 입소문이 육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