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동안 우리나라 사람들의 육류 소비량은 급증한 반면 쌀 소비량은 반토막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농협 축산경제리서치센터가 발간한 'NH 축경포커스'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인당 연간 육류 소비량은 평균 47.6㎏이었다.

이는 1970년 5.2㎏ 대비 9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축산물에 이어 소비량이 많이 늘어난 품목은 과실류로 1970년 대비 약 7배, 채소와 수산물은 각각 2~3배씩 증가했다.

이는 해방 이후 혼란기를 거쳐 1960~1970년대 이후 경제 개발기를 거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육류 등의 식품이 밥상에 많이 오르게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신장이 커지는 등 체격이 향상된 것도 축산물의 소비 증가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통계를 보면 1960년까지만 해도 166.4㎝이던 20세 기준 성인 남성의 평균 키는 지난해 174.9㎝로 8.5㎝ 커졌다.

여성도 153.8㎝에서 162.3㎝으로 평균 신장이 커졌다.

하지만 같은 기간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이 서구화되면서 쌀 소비량은 오히려 반토막이 났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지난해 기준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2.9㎏로 1970년(136.4㎏)보다 54% 감소했다.

지난 한해 1인당 우유 평균 소비량(77.6㎏)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쌀 소비량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농협 축산경제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식생활 서구화 현상이 지속되면 식량자급률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며 "국산 농축산물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shi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