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에 합격했지만 입학하지 않은 학생이 최근 5년간 매년 300명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상당수는 다른 대학의 의과대학 또는 치과대학 등에 중복 합격해 서울대를 포기한 자연계열 지원자였다.

이동섭 국민의당 국회의원이 14일 서울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서울대 합격생 중 입학을 포기한 학생이 346명에 달했다. 총 모집인원 3377명의 10.2% 수준이다. 단과대학별로 보면 공과대가 128명으로 가장 많고 자연과학대(48명), 간호대(33명), 농업생명과학대(27명)가 뒤를 잇는 등 자연계열에서 입학을 포기한 학생이 많이 나왔다. 이런 추세는 최근 5년간 이어져왔다. 2012년 330명, 2013년 326명, 2014년 339명, 지난해 317명 등 매년 300명이 넘는 학생이 입학을 포기했다.

우수 이공계 인재들이 의대·치대·한의대로 쏠리는 현상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분석됐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다른 학교 의대·치대·한의대에도 지원서를 냈다가 합격한 학생들이 서울대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극심한 취업난으로 이른바 ‘명문대 프리미엄’이 떨어지면서 서울대 졸업장 대신 취업 특성화 전공을 선택하는 학생이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꼽혔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