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경찰서는 3세 조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A(25·여)씨를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10일 오후 나주시 이창동 자신의 아파트에서 조카 B(3)군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욕실에서 몸을 씻기던 A씨의 폭행으로 의식을 잃은 B군은 A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A씨는 응급실에서 경위를 추궁하는 경찰에게 "평소 조카가 말을 듣지 않아 화가 나서 손으로 목 졸라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에 압송되고 나서는 "조카가 설사해 침대 시트를 더럽힌 것에 화가 나 때리고 목을 졸랐다.

이어 욕실에서 씻기는데 구토를 해 화가 나 물이 담긴 욕조에 머리를 다섯 번 밀어 넣었다"고 진술했다.

A씨는 B군이 숨을 쉬지 않자 심폐소생술을 하고 119에 신고했다.

경찰은 A씨 진술을 토대로 살인 혐의로 전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6월부터 B군 친모인 언니(29) 대신 B군을 양육하면서 화가 난다며 수시로 조카를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에는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B군 팔을 발로 밟아 골절상을 입히기도 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웠고 홀로 육아를 맡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최근 언니에게 조카를 데려가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가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조카를 맡아 기르는 것에 불만과 부담으로 조카를 학대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 결과 B군의 머리, 장기 등 곳곳에서 출혈이 확인됐다.

경찰은 조직 검사 등을 추가로 실시, B군 사망 원인을 가려낼 계획이다.

살인의 고의성, 학대 여부 등을 조사, 살인죄 대신 폭행치사·아동복지법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나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cbebo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