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질 것 같지 않던 포켓몬 고 열풍이 불과 한 달여 만에 주춤하는 모양새다.

증강현실게임 포켓몬 고가 강원 속초와 고성, 양양 등 국내 일부 지역에서 사용 가능한 것이 확인된 것은 지난달 13일.

국내에서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게임이 실행된다는 소식에 많은 게임 유저가 몰린 속초지역은 그야말로 '광풍'이라는 단어가 나올 정도로 포켓몬 고 열풍이 몰아쳤다.

하지만 최근 속초지역 분위기는 게임 열풍이 휘몰아치던 지난달 중순과는 사뭇 다르다.

포켓볼을 충전할 수 있는 포켓스탑이 몰려있어 게임 유저들이 대거 몰려들었던 청초호 엑스포공원은 주말에만 게임 유저들이 다소 붐빌 뿐 평일에는 게임 열풍이 몰아치기 이전으로 돌아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줄었다.

속초해수욕장도 마찬가지다.

고속버스터미널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휴대전화를 들고 서성이는 게임 유저들도 눈에 띄게 줄었다.

게임 열풍이 몰아칠 당시 엑스포공원은 평일에도 수많은 게임 유저들이 몰려 자정 가까운 시간까지 게임을 즐겼는데 최근 엑스포공원은 이 같은 모습이 사라졌다.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도 청소년층 게임마니아들이 전국에서 몰려들었던 지난달 중순과는 달리 최근에는 피서를 온 외지인들도 일부 있기는 하나 열대야를 식히려고 공원 산책을 나온 지역 주민들이 대부분이다.

엑스포공원에서 완구 노점을 하는 한 상인은 "게임을 하러 오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줄었다"며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지난달 중순에 비해 3분의 1도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상인은 "공원에 나오는 사람들도 가족 단위가 많은데 어른들은 돗자리 위에서 더위를 식히고 아이들만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며 게임을 한다"고 말했다.

인근 한 편의점도 "종전보다 손님이 많기는 하나 게임 열풍이 몰아쳤던 지난달 중순에 비해서는 많이 줄었다"며 "게임 열기가 식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지난 8일 밤 엑스포공원에서 만난 한 게이머는 "게임에 대한 호기심이 어느 정도 해소된 데다가 포켓몬 고가 속초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만 가능하다 보니 게임을 즐기려면 이들 지역을 찾아와야 하는 불편과 이로 인한 경비부담이 열기를 식게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게이머는 "주말을 이용해 1박 2일 일정으로 속초를 두 번 다녀갔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었다"며 "게임 열풍을 주도해온 마니아들은 이미 한 번씩 포켓몬 고를 경험했기 때문에 열기가 식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동안 집중되던 언론의 관심이 사라진 것도 열기 감소 원인으로 분석된다.

포켓몬 고 게임 가능 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13일 이후 1주일여 동안 속초시에는 국내 대부분 신문, 방송은 물론 유명 외신들까지 찾아와 열기를 전했다.

하지만 지난달 하순 이후 언론의 관심이 급격히 줄어들며 게임 열풍도 사그라지는 조짐을 보인다.

이와 관련, 속초시는 "게임 열풍이 지난달 중순에 비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피서를 겸해 포켓몬 고 게임을 하러 오는 게임마니아들이 상당수 있는 만큼 이들의 편의제공을 위해 설치한 '주머니 괴물 달려 전략사령부'는 해수욕장 개장 기간까지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속초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mom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