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채권은행 관리절차를 종결하면서 회생의 기틀을 마련한 부산의 중견 조선기자재업체인 O정공 박모 대표는 생각지도 못한 난관에 다시 봉착했다.

부산 강서구 녹산공단에 자리잡고 있는 박 대표는 “전임 연구직원들이 지난해 회사를 이직하는 과정에서 회사가 독자 개발한 선박 크레인 설계도면과 원가 정보 등의 파일을 빼내 경쟁회사인 D사에 유출하는 바람에 관련 조선기자재 수주와 매출에 중대 타격을 입고 있다”고 8일 주장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회사는 당시 기술연구소에 근무했던 김모씨(38)등 연구원 3명이 퇴직을 하는 과정에서 회사내부의 수많은 보안파일들을 한꺼번에 유출된 정황을 뒤늦게 확인하고 이들을 부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D사 와 연구원 자택을 압수수색해 O정공에서 무단으로 반출된 하드카피 자료 및 외장하드로 반출한 설계도면, 제작도면, 사양서, 강도계산서 레포트 등을 상당수 확보해 최근 수사기록을 부산지방검찰청으로 넘겼다는게 회사측 주장이다.

회사측은 경쟁회사에 이직한 김모씨 등은 영업비밀이 포함된 9500개 정도의 파일을 USB 메모리 등에 복제·저장하는 방법으로 기술을 불법 유출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 조종열 관리부장은 “10여년동안 연구개발투자를 통해 호이스트와 트롤리가 일체형인 엔진룸 크레인과 선원이송장치가 추가된 지브크레인, 윈치 1개 설치구조의 모노레일 크레인 등을 개발해 경영정상화에 나서고 있는데 이런 정보들이 경쟁회사 D사에 유출돼 수주 및 매출액에 매우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기술을 유출한 연구원 3명과 D사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와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키로 했다.

이에대해 경쟁사의 김모 관리주임은 “O정공으로부터 이직한 직원 3명이 경찰조사를 받은 것은 사실이나 아직까지 어떠한 내용도 범죄사실로 확인된바 없다”며 “더욱이 회사는 인력 빼내기와 유출기술 활용 등 어떠한 불법 행위도 한 바 없으며 이런 사실을 경찰조사단계에서 적극 소명했다”고 해명했다.

부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