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연구원, 구제역 돼지 매몰지 환경 위험성 분석

충남지역에서 구제역으로 살처분 된 돼지 세 마리 중 한 마리는 주택가 인근에 묻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 충남연구원이 발간한 정책지도 6호(2015년∼2016년 충남 돼지 구제역 매몰지의 환경 위험성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구제역으로 매몰된 돼지 5만4천51마리 가운데 38.0%에 달하는 2만559마리가 주거지로부터 50m 이내에 묻혔다.

충남지역 구제역 매몰지 88곳 가운데 31곳이 주택가에 인접해 있었다.

주택가에 인접한 돼지 매몰지는 악취 및 생활 불편 위험성이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환경관리공단은 매몰된 사체 악취의 평균 영향권을 50m 내외로 분석하지만, 기상 상황에 따라 최대 500m까지 퍼질 수 있다.

침출수로 인근 하천이 오염될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돼지 매몰지 88곳 가운데 11곳이 하천이나 수원지로부터 30m 이내에 있었다.

하천이나 수원지 인근에 매몰된 돼지는 모두 9천38마리다.

이밖에 돼지 매몰지 88곳 가운데 5곳(1천649마리)은 산사태 위험 지역으로 유실 및 붕괴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돼지 구제역 긴급행동지침(SOP)은 매몰지를 선정할 경우 하천이나 도로 주변, 주거지 인근에는 매몰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연구진은 매몰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고 지적한다.

'하천·수원지로부터 30m 이상 떨어진 곳'이라고 규정하면서 하천과 수원지의 범위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거나, 주민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지역에 묻지 말라고 하면서 집단으로 거주하는 지역의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충남연구원 관계자는 "현행 돼지 구제역 긴급행동지침은 매몰지 입지 선정에 있어 다소 불분명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며 "용어의 정의가 불분명해 매몰지의 환경 위험성 파악에 한계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홍성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j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