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에서 발생한 '광란의 질주' 사건을 수사 중인 해운대경찰서는 가해 차량 운전자의 지병(뇌전증)과 연관이 없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가해 운전자 김모(53)씨가 순간 의식을 잃거나 발작을 일으켰다는 당초 추정보다 뺑소니를 내고 도주하는 과정에서 참사가 빚어졌다는 가능성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찰이 사고 현장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 화면을 분석해 본 결과, 김씨가 몰던 푸조 승용차는 사고 지점에서 100m 떨어진 교차로에서 신호를 무시하고 2차로에서 3차로로, 다시 1차로로 이동해 고속으로 질주했다.

경찰은 김씨가 운전하던 푸조 승용차가 사고 지점에서 300m 떨어진 곳에서 앞서가던 차량을 들이받는 추돌사고를 내고, 2차로에서 1차로로 차선을 변경하고 신호를 무시하고 시내버스를 피해 질주하는 아찔한 모습을 담은 다른 차량 블랙박스 영상도 추가로 확보했다.

경찰은 사고 당일 뇌전증 약을 먹지 않았고, 1차 접촉사고와 2차 중대사고 모두 기억나지 않는다는 김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경찰은 김씨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뺑소니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을 추가했다. 김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았으며, 조만간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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