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귀책사유 없어" vs 복지부 "부당이득"

서울시가 전격적으로 청년활동지원비(청년수당) 지급을 강행한 데 대해 보건복지부가 직권취소 방침을 밝히고 있어 추후 청년수당의 환수 여부를 놓고 또 다른 혼란이 야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서울시는 복지부의 조치나 대법원의 판단 등과 관계없이 이미 지급한 수당에 대해 청년들에게 귀책사유가 없으므로 환수 대상 자체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복지부는 부당이득인 만큼 직권취소 조처를 내리면 서울시가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양측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서울시는 3일 청년수당 지급 대상자 3천명을 최종 선정하고, 이 중 청년수당 약정서에 동의한 2천831명에게 활동지원금 5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하기 시작했다.

복지부는 서울시의 청년수당 지급 대상자 결정 행위를 취소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린 상태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4일 당장 직권취소 처분을 할 계획도 밝혔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대법원에 제소하고 직권취소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복지부의 직권취소 처분이 내려지는 순간 청년수당 지급을 중단해야 하며,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야 해당 사업을 다시 추진할 수 있다.

따라서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나오기 전이라면 다음 달부터 청년수당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지만, 문제는 이미 지급된 수당을 어떻게 하느냐에 있다.

만약 청년들이 수당을 다시 반납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와 복지부 사이의 입장은 명확하다.

서울시는 만일 수당 지급 행위가 위법하다고 하더라도 제도의 수혜자인 청년에게는 귀책사유가 없는 만큼 환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만에 하나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서울시의 몫이지 청년들에게는 잘못이 없으니 환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효관 서울시 혁신기획관은 "이미 수당을 받은 청년들에게는 귀책사유가 없으므로 환수 문제는 없다"며 "만약 서울시가 행정을 잘못했다는 결과가 나오면 서울시에 책임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당 지급은 오늘 자를 기준으로 하는 행정행위인데, 현재로써는 법률적 근거가 명확하므로 문제가 될 것이 없다"며 "직권취소를 받는다고 해도 앞으로가 문제인 것이니 그 전에 지급한 수당의 환수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오늘 지급된 수당 자체가 부당이득인 만큼 서울시가 나서서 환수하는 게 옳다고 반박했다.

복지부는 지자체와 복지부의 합의가 불성립할 때 대통령 직속 사회보장위원회의 조정 절차를 밟게 돼 있는 사회보장기본법을 들며 서울시의 사업 강행이 위법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강완구 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 국장은 "내일 (직권) 취소 처분을 하게 되면 법률행위(수당 지급)는 원천무효가 된다"며 "당연히 서울시에서 받은 수당이 부당이득이니 환수 대상이다"고 강조했다.

강 국장은 "직권취소를 하면 서울시가 환수조치를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서울시에 환수라하고 하기는 쉽지 않지만, 환수가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김병규 기자 merciel@yna.co.kr,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