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송펌프 고장으로 다른 펌프 스위치 켜는 순간 폭발해 액체·가스 분출
가까이 있던 하청 근로자 1명 중상…경찰 "안전 소홀 규명"


효성 울산 용연3공장에서 산업용 특수가스인 삼불화질소(NF3) 배관이 폭발해 근로자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3일 오전 10시 32분께 울산시 남구 석유화학공단 효성 용연3공장 NF3 제조공정 배관이 폭발하면서 NF3가 액체와 가스 형태로 분출했다.

이 사고로 배관 가까이에 있던 협력업체 근로자 심모(61)씨가 등에 2도 화상을 입는 등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에 있던 최모(39)씨를 포함한 원청 직원 5명과 다른 협력업체 직원 정모(61)씨 등 6명도 경상을 입었다.

사고는 액체 상태의 NF3를 이송하는 배관과 펌프가 폭발하면서 발생했다.

효성에 따르면 회사는 이날 NF3 제품 이송이 제대로 안 되는 문제를 발견하고 이송펌프 점검과 경로 변경 작업을 했다.

고장을 일으킨 B타입의 펌프 대신 A타입의 펌프로 경로를 바꾸기 위해 전환 스위치를 누르는 순간 배관이 터졌다는 것이다.

지름 30㎝가량의 배관과 펌프가 터지면서 강한 압력으로 NF3가 뿜어져 나온 것이다.

배관 안에서는 초저온의 액체 상태로 관리되지만, 상온으로 나오면 즉시 기화된다.

중상자인 심씨는 폭발의 영향에다 액체 상태의 NF3가 튀면서 크게 다친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부상자들은 기화한 NF3 가스에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 측은 사고 직후 NF3 누출 배관을 차단하고, 화재를 진압했다.

효성 관계자는 "알 수 없는 원인으로 펌프가 작동하지 않아 폭발이 발생했다"면서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NF3는 산업 현장에서 반도체, LCD, 태양전지 등의 마이크로 회로를 세척하는 데 쓰인다.

화재나 폭발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사람이 이 물질에 노출되면 구토·호흡곤란·경련·질식 등을 일으킨다.

효성 용연3공장은 1천억원을 들여 연간 1천250t의 NF3를 생산하는 제조공장을 갖추고 올해 3월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경찰은 원·하청업체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절차대로 작업을 진행했는지, 안전 관리에 소홀함이 없었는지, 사고 원인은 무엇인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과실이나 책임이 가려지면 업무상과실치상 등의 혐의를 적용해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김용태 기자 hk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