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 무마 로비 등 명목으로 롯데케미칼에서 뒷돈을 받아 챙긴 혐의로 세무법인 T사 대표 김모씨의 구속영장이 2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김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고서 "현재까지의 수사진행 경과, 일부 범죄혐의에 대한 다툼의 여지 등에 비춰 볼 때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앞서 롯데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허수영(65) 롯데케미칼 사장 재직 당시 세무조사 무마 로비를 해주겠다며 롯데케미칼 측에서 수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변호사법 위반) 등으로 김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씨는 롯데케미칼에서 세무당국 관계자에게 전달해달라고 부탁하며 건넨 돈을 중간에서 가로챈 혐의(제3자 뇌물취득)도 있다.

21년 넘게 국세청에서 근무한 그는 2006년 퇴임 후 한 법무법인 조세담당을 거쳐 2012년 T 세무법인을 설립해 대표세무사로 일해왔다.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금품수수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장 기각으로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해진 검찰은 실제 롯데케미칼 자금이 세무당국 관계자에게 건네졌는지, 이 과정에 허 사장 등 회사 수뇌부가 역할을 했는지 등을 계속 확인할 방침이다.

특히 롯데케미칼 측이 이른바 비자금을 조성하고 일부를 김씨에게 전달하는 과정에 허 사장이 개입한 단서도 확보해 수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 허 사장도 불러 이 의혹과 거액의 '소송사기' 관련 내용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song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