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받으려 출근 앞당기기도…"출근길 혼잡도 분산효과"

지난해 6월 서울시가 대중교통 조조할인제를 도입한 뒤 1년 동안 하루 평균 22만명의 시민이 혜택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지런한 시민들'이 이렇게 절약한 교통비는 총 166억원에 달했다.

작년 6월27일 도입된 조조할인제는 새벽 시간(첫차∼오전 6시30분)에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하면 요금을 20% 할인해주는 제도다.

교통 복지를 확대한다는 명분과 함께 출근시간대 대중교통 혼잡도를 낮추려는 취지로 서울시가 야심 차게 도입했다.

요금 할인으로 출근을 앞당길 유인을 제공해 출근길 대중교통 수요를 분산시키겠다는 의도였다.

제도 시행 1년을 맞아 서울시가 작년 6월27일부터 올해 6월26일까지 교통카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365일간 총 6천940만명의 시민이 166억원의 할인 혜택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평일(249일) 기준으로 환산하면 하루 평균 22만명의 시민이 한 번에 239원씩, 1년 동안 약 6만원의 할인 혜택을 누린 셈이다.

지하철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직장인의 한 달 교통비가 월 5만원(1천250원×20일×2회)이라면, 1년 중 1개월 이상의 교통비를 절약한 꼴이다.

지난 1년간 일평균 대중교통 이용객은 1천193만3천명으로 제도 시행 전 같은 기간보다 2.5%(29만4천명) 줄었다.

그러나 조조할인 시간대 대중교통 이용객은 오히려 1.9%(4천105명) 늘었다.

조조할인제로 일부 출근 시간 수요 분산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시는 해석했다.

특히 시간대별 이용객 분석 결과를 보면 조조할인제 도입 전에는 출근시간대 승객이 계속 꾸준히 증가하는 패턴을 보였다.

그러던 것이 제도 도입 후 첫차∼오전 6시30분까지는 승객이 급증하다가 할인이 끝나는 시간을 기점으로 잠깐 줄고, 오전 6시40분께 다시 승객이 증가하는 패턴으로 변했다.

조조할인을 의식해 서둘러 출근하는 시민이 적지 않다는 방증이다.

빅데이터 조사결과 이런 식으로 출근 패턴을 바꾼 시민은 일평균 2천78명으로 추산됐다.

할인 시간대 승객 증가율은 지하철이 전년보다 4.1% 증가해 버스(1.0% 증가)보다 높았다.

할인 혜택을 받은 승객이 가장 많은 지하철역은 2·7호선 대림역이었다.

하루 평균 1천860명이 혜택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2호선 신림역(1천165명)이 쫓았다.

조조할인 이용객 수 상위 10개 역 중 8곳이 2호선 구간으로 조사됐다.

버스역 중에서는 미아사거리역에서 일평균 375명이 할인을 받아 가장 많았다.

그다음은 강북구 미아역·신일중고(380명), 종로구 동대문(338명), 관악구 우림시장·난곡보건분소(333명), 강북구 수유시장·성신여대 미아캠퍼스 앞(322명) 등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관악구(1만459명), 강북구(9천484명), 성북구(8천66명), 은평구(8천19명) 구로구(7천334명), 금천구(7천272명) 등으로, 서울 동북권·서남권에서 이른 아침 출근해 혜택을 받은 주민이 많았다.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조조할인제를 비롯해 대중교통 혼잡도를 낮추기 위해 계속 연구하겠다"면서 "시민이 마음 놓고 편안하게 이용하는 대중교통 체계를 만들도록 서비스 개선과 다양한 투자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d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