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임된 조병식 ETRI홀딩스 대표 "더 많은 성공모델로 연구원 창업 활성화"
“기술사업화 성공 여부는 아이디어를 갖춘 연구원이 얼마나 자발적으로 참여하느냐에 있습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보유기술을 사업화하는 자회사 에트리홀딩스의 새 대표에 조병식 현 대표(59·사진)가 재선임됐다. 조 대표는 1일 “해마다 ETRI 기술을 바탕으로 8~9개 연구소 기업이 새롭게 창업하고 있고 엔젤투자가가 참여하는 투자조합이 결성되면서 기술사업화가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에트리홀딩스는 공공기관이 최초로 설립한 기술사업화 전문회사로, 2010년 5월 설립됐다. 조 대표는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부터 약 25년간 장은창업투자, 한솔창업투자, 한국벤처투자 등 창업투자회사 임원을 거쳐 2013년부터 에트리홀딩스 제2대 대표를 맡아왔다.

조 대표는 “지난 3년은 연구실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창업과 사업으로 연결하는 초석을 놓은 시기”라고 말했다. 조 대표의 재임 기간 에트리홀딩스는 급격히 스타트업(신생 벤처회사) 투자사로서 몸집을 키웠다. 처음 12개에 불과하던 출자회사는 3년 만에 30개로 늘었고, 기술지주회사 최초로 50억원 규모의 개인투자조합까지 결성해 출자기업에 대한 후속 투자 기반을 마련했다. 출자회사 중 테스트 및 배란테스트기로 유명한 수젠텍은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고, 저전력·장거리 와이파이칩을 개발한 뉴라텍은 미국에 진출했다.

조 대표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상황에서 IPO가 이 같은 하이테크 기업의 유일한 출구는 아니다”며 “출자회사들이 IPO를 비롯해 기업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무엇보다 기술 사업화의 성공은 연구원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더 많은 성공 모델을 만들어 연구원이 자신감을 갖고 자발적으로 창업에 뛰어들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술 사업화 범위도 지금보다 더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연구소기업은 기술과 재원 출자를 통해 지분 20%를 보유하도록 하고 있다”며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는 중소·중견기업에 기술을 출자해 성공모델을 만드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