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전, 전동차 고장, 출입문 오작동…인천철 2호선 '불안 불안'

인천도시철도 2호선 개통 첫날부터 전동차 운행이 6차례나 중단되는 등 사고가 속출하자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무인 원격제어시스템으로 운행하는 2호선은 7년간의 공사 끝에 30일 오전 5시 30분 전면 개통했지만 첫날부터 운행 중단이 되풀이됐다.

먼저 이날 오전 10시 27분께 서구청역∼인천가좌역 5.1km 구간 6개 정거장에 전력 공급이 갑자기 끊어져 양방향 전동차 운행이 15분간 중단됐다.

전동차들을 가까운 역사까지 수동 운행으로 옮기는 과정에서는 전동차 간 거리가 너무 가까워 일부 전동차가 후진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전동차 운행은 오전 10시 42분께 전력 공급이 다시 이뤄지면서 재개됐지만, 가정중앙시장역에서 출발한 전동차가 10시 52분께 가정역에서 또 작동을 멈춰 전동차 운행이 다시 25분간 중단됐다.

이어 1시 38분 석남역에서 전동차 추진 출력 부족으로 운행이 중단되고, 오후 5시 56분에도 석남역에서 출력 이상 장애를 일으켜 운행을 중단하고 전동차를 운연역차량기지까지 이동시켰다.

오후 7시 11분에는 검암역에서 신호장치 통신장애가 발생, 다음 역인 검바위역에서 승객들을 내려주고 전동차를 차량기지로 입고시켰다.

오후 8시 18분에도 검암역에 도착한 전동차가 신호장치 통신장애로 정위치에 정차하지 못해 운행이 중단됐다.

무인 시스템인 인천지하철 2호선은 한 곳에서 고장이 나면 전 구간의 열차가 멈추도록 설계돼 있다.

이 때문에 개통 첫날 6차례에 걸친 각종 장애 때문에 1시간 넘게 운행이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 일부 역에서는 전동차 출입문 한 곳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안전 요원이 수동으로 문을 닫고 출발하기도 했다.

2조원이 넘는 혈세를 들여 완공한 첨단 지하철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운행 첫날부터 심각한 한계를 드러낸 셈이다.

인천 2호선 사업비는 국비 1조3천69억원, 시비 9천513억원 등 총 2조2천592억원이다.

인천지하철 2호선은 개통 이전 시험운행 때도 추돌사고를 내며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기도 했다.

5월 21일 발생한 추돌사고는 수동방식으로 시험운행을 하던 중 기관사가 전방주시를 소홀히 하고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탓에 앞 전동차를 들이받았다.

7월 21일 취재진 대상 시승행사 때도 가속과 감속이 급격하게 이뤄지고 곡선 구간에서 쏠림 현상과 반동이 매우 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이한구 의원은 "무인 경전철의 최고속도는 일반적으로 시속 70㎞인데 인천 2호선은 80㎞여서 급가속과 감속이 반복됨으로써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시는 개통 첫날 각종 사고가 잇따르자 31일 오전 10시에야 유정복 시장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

유 시장은 운행 첫날 장애가 발생한 것에 유감을 표명하고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안전하고 편리한 지하철이 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개통 후 이틀째인 31일에는 이날 오후 1시 현재 별다른 장애 없이 정상 운행되고 있다.

그러나 월요일인 8월 1일 첫 평일 운행을 앞두고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2량 1편성으로 운영되는 인천 2호선은 여객 정원이 206명으로 1호선 1편성 정원의 20%에 불과하다.

배차 간격이 3∼6분으로 1호선보다는 자주 운행되긴 하지만 출퇴근시간대 승객들이 일시에 몰리면 극심한 혼잡이 우려된다.

2호선은 전동차 출입문도 적은 편이어서 혼잡도가 더 커질 전망이다.

1·2호선의 전동차 1량의 길이는 각각 18m, 17.2m로 비슷하지만 출입문 개수는 1호선이 4개, 2호선이 3개다.

2호선의 정거장 정차 시간이 환승역 30초, 일반역 20초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1량당 3개의 문을 놓고 '탑승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운행 첫날인 30일에는 휴일임에도 예상치의 97.6%인 10만5천639명이 2호선을 이용했다.

인천교통공사는 2호선이 무인시스템으로 운영되지만 역사에는 안전관리 요원들을 배치, 혼잡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