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골동품상 함께 기소…"50여점 위작" 진술 토대로 계속 수사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이우환 화백 작품의 위작을 만들어 판매한 화랑 운영자가 추가 범죄 혐의로 또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김후균 부장검사)는 이우환 화백 작품을 위조해 팔아 2억여원을 챙긴 혐의(사기·사서명위조·위조사서명행사)로 화랑운영자 현모(66)씨를 추가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범행에 가담한 화가 이모(39)씨와 골동품상 이모(67)씨도 함께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2011년 5월 골동품상 이씨는 서울 동대문구에서 화랑을 운영하는 현씨에게 '이 화백의 작품을 모사해 위작을 만들어 주면 유통해 수익금의 50%를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현씨는 알고 지내던 서양화가 이씨와 함께 그림을 그리기로 하고, 일본을 드나드는 골동품상 이씨를 통해 일본 회사의 캔버스와 캔버스 틀 등을 공급 받았다.

도록, 안료 등은 현씨가 인사동에서 직접 준비했다.

이들은 이를 이용해 2012년 2∼5월 고양시 한 오피스텔에서 도록에 실린 '점으로부터'와 비슷한 그림 1점을 그리고, 이 화백의 서명을 넣어 위작을 만들었다.

그림은 그해 6월 낙원동의 한 갤러리 운영자를 통해 2억1천750만원에 판매됐다.

골동품상 이씨와 화가 이씨는 2012년 2∼10월 이 화백 작품을 베껴 그리고 가짜 서명을 넣은 위작을 판매해 총 13억2천500만원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는다.

앞서 현씨는 이 화백 작품 3점을 위조해 판매한 혐의로 지난달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현씨 등이 위조한 것으로 확인된 작품은 총 4점이다.

지난해 경찰은 이 화백의 작품인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의 위작들이 2012∼2013년 인사동 일부 화랑을 통해 수십억원에 유통됐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를 시작했다.

검찰은 "현씨와 화가 이씨가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를 모방해 50여점을 위작했다고 진술해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bob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