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팀 휴가 반납하고 실무교섭 집중해 안건별 견해차 좁힌다
회사 "휴가 전 제시안 낼 여건 아니었지만 휴가 때 실질적 대화"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의 여름휴가 전 타결을 사실상 포기했으나, 휴가 후 조기타결이 기대된다.

휴가 전 타결 불발은 노사가 임금피크제를 비롯한 쟁점 안건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고, 교섭 일정이 촉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사 교섭위원들이 휴가 때도 실무교섭을 벌이기로 하는 등 집중교섭 의지를 보이면서 휴가 직후 타결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 회사 "휴가 전 교섭서 임금안 제시할 여건 안됐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임협 결렬 이후 16일 만인 21일 14차 교섭을 재개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 때문에 8월 첫째 주 시작하는 여름휴가 전 타결은 불발됐다.

14차 교섭은 휴가 전 타결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날 교섭에서 노사가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보았다면 휴가 전 마지막 교섭인 26일이나 27일 잠정합의안을 도출할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회사의 제시안은 없었다.

5월 17일 상견례 이후 주요 안건에 대해 노사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회사로서도 선뜻 일괄 제시안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가 일괄 제시안을 내지 못한 데는 22일 금속노조 총파업과 25일 노조창립일 휴무가 맞물린 것도 고려됐다.

통상 현대차 임단협은 노사가 실무교섭에서 각 안건을 어느 정도 정리한 후에 회사가 본교섭에서 제시안을 내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그러나 올해는 실무교섭에서 쟁점 안건을 정리하지 못해 회사에서 제시안을 던질 형편이 못됐다.

이런 마당에 성급하게 1차 제시안을 내면 노조가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이 회사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속노조 총파업(22일) 참여를 이미 결정한 노조가 회사 제시안을 받더라도 'NO' 하고, 총파업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의 우려였다.

또 회사가 1차 제시안과 추가 제시안까지 던지고도 휴가 전 타결에 실패하면 향후 교섭에서 노사 모두 선택의 여지가 좁아지기 때문에 차라리 휴가 이후 교섭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14차 임협 직후 노사 모두 "안건별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고 밝힌 것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 한다.

◇ 교섭팀 휴가 반납 실무교섭 풀 가동…휴가 직후 타결 공감대
노사는 휴가 기간 교섭 창구를 열어두기로 했다.

이번 주는 물론 휴가 때도 실무교섭을 가동한다.

여기서 임금피크제 확대 시행, 임금체계 개선 등 안건별 이견이 상당히 좁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면 휴가 직후 본교섭에 속도를 내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25일 "휴가 전 타결이 불발됐으나 교섭이 중단된 것이 아니다"며 "노사가 빨리 협상을 마무리하기로 뜻을 같이했기 때문에 회사는 집중적이고 실질적인 대화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도 휴가 기간 실무교섭과 휴가 직후 본교섭을 한다는 것을 조합원에게 적극 알리는 등 조기타결을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이처럼 확인된 노사의 의지와 공감대가 임협의 휴가 후 조기타결을 기대하는 이유다.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