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에 소변을 뿌린 최모(41)씨는 그가 앓던 정신질환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김해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최씨는 10년 전부터 조현병(정신분열증)에 시달렸다.

이에 최씨 가족은 그를 서울 광진구의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치료를 받게 했다.

최씨는 증세가 심해지면 입원했다가 호전되면 퇴원해 약만 먹는 식으로 꾸준히 치료를 받았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는 같은 증세로 울산대학병원에서 치료받기도 했다.

이후 그는 아파트 경비원으로 잠시 일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별다른 직업 없이 가족 도움을 받으며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현재는 병원 치료 없이 약만 먹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동기 등을 조사하려 했으나 정신질환 때문에 정상적 대화 자체가 안 되는 상황"이라며 "최 씨가 구속된 이유도 그가 정상적인 진술은 하지 않고 침묵하거나 딴 얘기를 해 제대로 된 수사가 힘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최씨가 조현병으로 과대망상이나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는 지난 21일 낮 12시께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 너럭바위 위에 준비해 온 소변을 뿌리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최씨는 "노무현 대통령이 한 게 뭐가 있느냐"고 외친 뒤 소변을 뿌렸다.

범행에 쓰인 오줌은 500㎖짜리 페트병 2통에 담아왔다.

경비 근무를 서던 의경이 이를 제지하자 "중대장을 데리고 오라"며 들고 있던 페트병으로 의경 목을 때리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23일 재물손괴 혐의로 최씨를 구속했으며 그의 휴대전화 분석이 끝나는 대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김해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home12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