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노조 동시파업 돌입하자 매출 줄고 회식예약 취소 잇달아

"며칠은 견디겠지만 파업이 길어질까 봐 걱정이에요."

현대중공업 노조와 현대자동차 노조의 동시 파업이 이어지자 공장 주변 상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두 노조가 이틀째 동시 파업을 벌인 지난 20일 저녁 울산시 북구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정문 앞 상가에는 평소보다 손님이 줄어들었다.

적게는 20∼30석에서 많게는 100석이 넘는 음식점들이 늘어서 있지만, 손님이 꽉 찬 곳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커피숍이나 값이 상대적으로 싼 맥줏집에는 그나마 젊은 층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지만, 횟집이나 고깃집은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10년 넘게 이곳에서 횟집을 운영해온 한 업주는 "파업이 시작되면서 5∼6개 팀이 회식 예약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낮에도 비슷했다.

울산공장 정문 앞인 북구 양정동의 한 음식점 주인은 평소보다 매출이 줄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보통 점심때 40만∼50만원 매출이었는데 오늘은 손님이 줄고 비싼 음식을 시키지 않아 20만원이 조금 넘었다"며 "당장 며칠이야 영향이 없겠지만, 파업이 길어지면 타격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임금삭감과 구조조정 여파로 진작부터 활기가 사라진 현대중공업 앞 동구 전하동 일대 식당가는 더 적막했다.

점심시간이지만 아예 문을 닫은 상점도 있었다.

한 식당 주인은 "조선업 침체로 이미 매출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 하루, 이틀 파업한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파업을 계속하면 소비 심리가 사라져 그나마 오던 손님까지 없어질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침체한 분위기는 저녁에도 마찬가지다.

특히 경기침체 여파로 근로자들이 회식을 줄이면서 손님이 뚝 끊긴 노래방과 술집 업주들은 파업까지 겹치자 한숨을 쉬었다.

한 술집 업주는 "파업하면 근로자들이 모여서 술 마시는 것 자체를 자제하는 분위기여서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는다"며 "파업이 계속될 것 같아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현대차 노조와 현대중공업 노조는 23년 만에 지난 19일부터 동시 파업을 벌여 이틀째 이어졌다.

두 노조는 오는 22일에도 함께 파업한다.

두 노조는 이후 파업 계획을 아직 확정하지 않았지만, 연대를 통해 가장 강력한 투쟁을 벌이겠다고 수차례 강조한 만큼 향후 동시 파업이 또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김용태 기자 cant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