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주최 세미나서 이정형 교수 '지하화 마스터플랜' 발표

경부고속도로 잠원IC∼양재IC 약 6㎞ 구간에 복층 지하터널 2개와 이면도로 등 24차로 건설이 추진된다.

도로 상부는 고밀도 복합지구와 공원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정형 중앙대 교수는 20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서초구 주최로 열린 '경부간선도로 지하화, 비전과 전략' 세미나에서 이 같은 구상을 담은 '경부간선도로 지하화 마스터플랜 전략'을 발표했다.

서초구는 잠원IC∼양재IC 구간이 만성적인 교통체증으로 속도가 평균 30㎞에 불과해 고속도로 기능을 상실했다고 판단, 도로를 지하화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4월 한국도시설계학회 등 5개 학회에 이 사업과 관련한 타당성 조사 연구 용역을 발주해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날 이 교수가 발표한 마스터플랜은 잠원IC∼양재IC 약 6㎞ 지하 구간에 자동차 전용 복층 지하터널 2개를 만들고, 상층부 IC 자리는 고밀도 복합 개발을, 도로 자리는 녹지·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을 큰 축으로 한다.

지하는 자동차 전용 튜브형 터널을 건설한다.

지하 40m에 왕복 12차로 복층 고속도로를, 지하 10m에 왕복 8차로 완행도로를 각각 넣는다.

지하 고속도로 상행선은 양재IC에서 진입해 잠원IC로 나온다.

하행선은 잠원IC에서 들어가 양재IC로 나온다.

상하행선 모두 중간인 서초IC 지점에 출입로를 둔다.

지하 10m 지점에 설치하는 완행도로는 기존 교통체계를 유지하는 목적으로 조성한다.

반포·서초·양재IC 등 7곳에 진출입구를 조성해 도심 도로와 연결한다.

현재 이 지역 지하 15∼30m 사이에는 지하철이 지나고 있어 이를 피하려 지하철 양옆으로 지하도로를 설치한다.

지상에도 현재 고속도로 옆에 산발적으로 있는 이면도로를 제대로 정비해 양쪽에 2차로씩 총 4차로를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이렇게 되면 잠원IC∼양재IC 6㎞ 구간에 총 24차로의 도로 인프라가 마련돼 현재 골칫거리인 이 구간 도로정체가 말끔히 해소될 것으로 이 교수는 전망했다.

고속도로 지하화에 따라 확보되는 기존 IC 부지 총 11만 9천444㎡는 고밀복합개발한다.

구체적으로 양재IC를 거점으로 한 6만 6천39㎡ 부지는 양재 연구개발(R&D) 혁신지구로 만든다.

인근 LG전자 서초R&D캠퍼스·우면R&D캠퍼스, 현대차 글로벌 연구개발센터, 삼성전자 우면R&D센터 등과 연계해 R&D 클러스터로 육성한다.

서초IC 거점 부지 4만 2천34㎡는 서초구청, 예술문화시설 등과 연계해 개발한다.

지금 경부고속도로가 포장된 지상부 6㎞, 60만㎡(여의도공원의 3배)는 공원으로 조성한다.

공원은 간선도로 주변 지역 특성을 고려해 잠원∼반포∼서초∼양재IC 구간을 4개 권역으로 나눠 문화·상업·자연·R&D 등을 테마로 조성한다.

이 교수는 기존 간선도로를 지하로 넣고 상부에 공원을 조성한 미국 댈러스 클라이드 워런 파크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마스터플랜이 실현되면 교통체증 해결은 물론 신성장 동력이 마련되고 대규모 녹지를 시민에게 돌려줄 수 있다고 말했다.

최막중 서울대 교수도 주제발표를 통해 다가오는 '통일시대' 교통·물류 체계 개선을 위해서 양재IC∼잠원IC 구간을 정비하고 입체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발표 후에는 이성모 서울대 교수, 임희지 서울연구원 연구위원, 양진홍 국토연구원 연구위원 등이 마스터플랜 실현 가능성 등을 토론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조은희 서초구청장을 비롯해 이혜훈(서초갑) 의원과 제해성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 국토교통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조 구청장은 "잠원∼양재 구간 지하화는 서초구뿐 아니라 대한민국 미래 성장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d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