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노동자 행사에서 단체로 인사…20여년 만에 조합원 연대집회

"현대차 노조가 동지들께 인사 올립니다.투쟁!"

20일 오후 울산 태화강 둔치. 작렬하는 여름 햇볕 아래 주최 측 추산 8천여 명(경찰 추산 6천500여 명)의 노동자가 운집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주최 '울산노동자 총파업대회'가 열린 자리다.

투쟁사를 위해 단상에 오른 박유기 현대차 노조위원장은 집회에 참석한 1천여 명의 현대차 조합원들을 자리에서 일으켜 세워 앉아있던 다른 참가자에게 인사하도록 했다.

박 위원장은 "언젠가 현대차 노조가 울산 노동운동에 역할을 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그 약속을 지키고자)이 자리에 모였다"면서 "무엇보다 현대중공업 조합원들과 연대해 인사를 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단상에 오른 백형록 현대중 노조위원장 역시 참가한 노조원을 모두 일어나도록 해 나머지 노동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백 위원장은 "현대차 동지 여러분을 총파업대회에서 만나게 돼 반갑다"고 했다.

현대중 노조는 민주노총 소속이 아님에도 이날 집회에 조합원 1천300여 명을 참가시켰다.

이날 집회는 수천 명의 노동자가 집결한 것 이상으로 과거 국내 노동운동을 함께 주도했던 현대차와 현대중이 함께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민주노총 핵심 사업장으로 남은 현대차 노조와 과거 금속연맹(현 금속노조)에서 제명된 이후 독자노선을 걸었던 현대중 노조가 모처럼 집회 현장에서 만난 것이다.

두 기업 노조는 올해 23년 만에 동시 파업을 진행 중이다.

권오길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은 "23년 만에 울산을 대표하는 현대차와 현대중 노조의 공동 총파업이 성사됐고, 건설플랜트노조와 금속노조도 함께 총파업에 돌입했다"면서 "벼랑으로 내몰리는 노동자들의 현실이 노동자 결집을 끌어냈다"고 평가했다.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hk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