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 & 이대리] 낮엔 직장인, 밤엔 웹툰작가 "광고인의 일상 들여다볼래요?"
낮에는 회사원이었다가 밤에는 작가로 변신하는 광고인이 있다. 《뜨끔뜨끈 광고회사人 메모장》의 저자 노다혜 대홍기획 소셜마케팅팀 대리다. 필명은 노수봉이다. 집에서 그를 부르는 애칭이다. 그는 “평소에는 노수봉으로 살다가 사회생활할 때는 ‘노다혜(사진)’라는 이름으로 로그인한다”고 말했다.

노 대리는 메모하는 습관이 있다. 광고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잊기 전에 적어두기 위해서다. 메모 덕분에 ‘느낌 있는 광고’를 제작해 세계 4대 광고제 중 하나인 클리오 광고제 등 국내외 광고제에서 40여개 상을 받았다.

메모장에 적힌 아이디어로 광고만 만드는 것은 아니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을 메모해뒀다가 퇴근한 뒤 그림으로 그려 자신의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올렸다. 지인을 중심으로 점차 입소문을 타더니 2014년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연재를 제안해왔다.

2014년 9~12월 스토리볼에 ‘광고회사인 메모장’이라는 제목으로 웹툰을 연재했다. 분량이 많지는 않았다. 짧은 대사가 적힌 그림 한 컷이었다. “월급은 현실인데 집값은 초현실” “연봉 협상이 아니라 연봉 통보” 등 재치있는 내용에 네티즌이 공감했다. ‘내 얘기 같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아버지 뭐하시는지’, ‘애인이랑 뭐했는지’ 캐묻는 상사를 ‘사생팬(사생활까지 알고 싶어하는 아이돌 팬)’으로 묘사한 에피소드에는 “반성합니다”는 상사들의 댓글이 달렸다.

이 웹툰은 매주 스토리볼 베스트 게시물에 올랐다. 조회수는 540만건을 넘었다. 노 대리는 “그 정도로 인기를 끌 줄 몰라서 스토리볼 담당자도 깜짝 놀랐다”며 “처음엔 10회만 계약했다가 30회로 연장했다”고 말했다. 광고회사인 메모장은 시즌2까지 나왔다. 작년 11월엔 스토리볼에 연재한 그림에 짤막한 에세이를 붙여 《뜨끔뜨끈 광고회사人 메모장》이라는 책으로 출간했다.

노 대리는 “광고 분야 디지털 콘텐츠를 개척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껌 포장지를 쪽지처럼 활용해 마음을 전하는 ‘껌스타그램 캠페인’ 등 온·오프라인을 오가는 광고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신작도 준비 중이다. 그는 “서울 자취생활을 주제로 올겨울 새로운 책을 출간할 예정”이라며 웃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