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30도 이상 구부리는 윗몸일으키기 금물"
"통증에 따른 몸 상태 확인하며 운동해야"


#1. 10대 후반 남성 김모씨는 역기를 들고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는 스쿼트 운동을 하다가 허리디스크 파열로 119구급차 신세를 졌다.

#2. 평소 운동을 전혀 하지 않던 20대 중반의 여성 이모씨는 복부비만에서 벗어나고자 윗몸일으키기기를 시작했다가 급성요통으로 병원을 찾았다.

12일 의료계와 한의계에 따르면 최근 여름휴가를 앞두고 수영복이나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기 위해 복근운동을 시작했다가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무리한 복근운동은 허리에 심한 통증이나 디스크 탈출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척추전문병원인 윌스기념병원 최경철 원장은 "젊은 환자들을 보면 무리하게 운동을 하다 허리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오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복근운동 동영상을 보면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 위해 강도가 높은 운동법이 소개되는 경우가 많다"며 "대표적으로 머리에 손을 얹고 상체를 완전히 접었다 펴는 윗몸일으키기는 허리에 무리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윗몸일으키기를 하더라도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자신에게 맞는 강도로 운동해야 한다는 게 최 원장의 조언이다.

그는 "허리를 무리하게 구부리면 척추 디스크가 뒤쪽으로 돌출되거나 파열될 위험이 크다"며 "척추를 직선으로 유지하면서 30도 각도까지만 기울이는 운동이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무거운 기구를 이용한다거나 숨이 가빠질 정도로 빠른 운동이 아닌 요가 역시 허리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다른 척추전문병원인 자생한방병원 염승철 원장은 "요가 자세에는 허리를 활처럼 뒤로 젖히는 자세가 많은데 뻣뻣한 허리를 억지로 구부리면 척추 주변 근육이 뭉치게 되고 이런 증상이 장기화하면 디스크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염 원장은 "체중이 많이 나가거나 허리 근육이 약한 사람은 복근운동으로 허리에 무리가 가기 쉽다"며 "복근운동 전 체중감량을 하거나 전문가로부터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동작을 익히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운동에 따른 효과나 영향이 사람마다 달라서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하고 통증이 느껴지는지를 관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선근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윗몸일으키기는 허리에 무리를 가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허리가 튼튼한 사람은 척추를 크게 구부리는 운동을 해도 손상을 받지 않지만, 허리디스크 환자의 경우 스트레칭도 무리를 준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문제는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지 않고서는 허리가 튼튼한지 아닌지를 정확하게 구분하는 게 어렵다는 점"이라며 "이럴 때는 몸이 보내는 경고인 통증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운동을 하는 도중이나 직후, 다음날 아침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무리한 운동을 했다는 뜻"이라며 "흔히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허리근력운동, 스트레칭 등을 무조건 따라 하기보다는 자신에게 적합한 운동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aer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