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핵심 임원도 조사…넥슨 기업수사로 확대 가능성

진경준(49·사법연수원 21기) 검사장의 '주식 대박'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넥슨 재무담당자들에 대한 조사를 본격화했다.

진 검사장의 넥슨 주식 보유 과정을 규명하기 위한 수순이지만, 넥슨의 기업 비리 의혹으로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기업 비리 수사를 통해 새로운 의혹을 찾아내고 회사 측을 압박하는 부수적 효과도 노린 포석으로 읽힌다.

사정당국에 따르면 이금로 특임검사팀은 11일 넥슨의 일본 상장 업무에 관여했던 실무자 A씨를 소환해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검찰에서 진 검사장의 주식 보유 경위와 넥슨재팬의 상장 전후 상황, 유상증자 과정 전반에 대해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5년 넥슨에서 4억여원을 빌려 비상장주식 1만주를 산 진 검사장은 2006년 기존 주식을 넥슨 쪽에 10억여원에 팔고 다시 넥슨재팬 주식을 샀다.

넥슨재팬은 2011년 일본 증시에 상장해 주가가 크게 올랐고, 지난해 주식을 처분한 진 검사장은 12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올렸다.

수사팀은 이 과정에서 넥슨 혹은 김정주 NXC 회장이 김 회장의 대학동창인 진 검사장에게 특정 정보를 제공하거나 투자 조언을 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진 검사장의 넥슨재팬 주식 보유와 현금화 과정에 특혜가 있다고 판단되면 지난해 완성된 진 검사장의 뇌물 혐의 공소시효도 올해 10월까지로 늘어날 가능성이 생긴다.

검찰은 진 검사장 등 주주들의 유상증자 참여 경위를 상세히 알고 있는 핵심임원 등을 이번 주 차례로 소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이 특임검사 지명 전 조사받은 인물도 재소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일각에선 넥슨을 겨냥한 기업수사가 본격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특임검사 운영에 관한 지침 3조2항은 특임검사가 검찰총장의 승인을 받고 총장이 지정한 사건 이외의 범위로 수사를 확대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미 김 회장 부부가 지분을 100% 소유한 개인회사 '와이즈키즈'가 넥슨의 부동산임대업 계열사를 헐값에 사들였다는 '별건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도 전날 김 회장이 2조8천억원의 배임·횡령·탈세를 저질렀다며 검찰에 고발하고 이날 국세청에도 관련 자료를 송부할 계획이다.

센터는 넥슨이 진 검사장에게 '주식 뇌물'을 주고 각종 불법 행위와 법적 분쟁의 방패막이로 활용한 의혹이 있다며 이 부분이 수사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안희 방현덕 기자 bang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