羅, 울먹이며 사과하면서도 "취중에 정확히 기억안나" 해명
이준식 "파면까지 포함되는 중징계 요청"…野, 장관직 사퇴까지 거론
장학재단 이사장 "빚 있어야 파이팅" 발언도 도마 위
 "민중은 개·돼지"라고 발언해 물의를 빚은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민중은 개·돼지"라고 발언해 물의를 빚은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11일 전체회의에서는 "민중은 개·돼지" 등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이날 회의는 결산 심사를 위한 자리였지만 야당 의원들이 나 기획관이 출석하기 전에는 회의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면서 오전 한때 파행을 빚었으며, 나 기획관이 오후 출석한 후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졌다.

이준식 교육부 장관은 나 기획관 출석에 앞서 "어떤 상황과 이유에서든 부적절했고 어떤 변명도 있을 수 없다"며 90도로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이 장관은 그러면서 "나 기획관에 대해선 중징계를 포함해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

국가 교육을 담당하는 수장으로서 직원의 불미스런 일로 국민 마음에 큰 상처를 드리게 돼 참담하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우여곡절끝에 나 기획관이 이날 오후 회의장에 출석하자 의원들은 본격적으로 비판을 퍼부었다.
교문위, 여야 한목소리로 나향욱 질타…"즉각 사퇴해야"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쿠데타를 일으켰던 권위주의 정권조차도 국민을 위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이런 말을 공연히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은혜 의원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여론조사 추이를 얘기하다가 '개·돼지' 발언이 나왔다고 해명을 했는데, 그 답변이 오히려 국민 공분을 산다"며 "과음 실수였다고 해명하는 것도 분노스럽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은 "헌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말이다.당장 사퇴하세요"라고 소리쳤다.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도 "본인이 직을 사퇴하겠다는 생각은 안하느냐.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다그쳤다.

같은 당 이종배 의원도 "어떻게 이런 자세를 갖고 그동안 공직생활을 했느냐. 국민을 섬기는 대다수 공무원을 깎아내렸다"고 지적했다.

질타 속에 나 기획관은 고개를 숙인 모습으로 울먹이며 연거푸 사과했다.

나 기획관은 "국민께 정말 죽고 싶을 정도로 죄를 지었다고 생각하고 정말 죄송하다"며 "조사를 성실히 받고 어떤 처분이 내려지더라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제가 한 말이 본뜻은 아니고 취중 실수였다.'개·돼지' 발언은 영화 대사를 인용한 것이고 신분제 공고화 등 내용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명을 이어가 밤 늦게까지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이 장관은 나 기획관을 발탁한 것과 관련해 "유능하고 능력있는 공무원이라고 해서 정책기획국장으로 임용을 했다"고 답하면서도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나 기획관에 대한 징계 요청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사안의 엄정함을 고려해 파면까지 포함되는 중징계를 요청하겠다"며 "인사혁신처장의 협조를 구해 빨리 처리하고, 사실관계 조사도 가능하면 교문위 회의가 있는 목요일(14일)까지 마치고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더민주 김민기 의원이 "나 기획관 문제와 관련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했는데 장관직 사퇴까지도 고려하냐"고 묻자 "그 부분도 제가 책임질 수 있는 부분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안양옥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한 "빚 있어야 파이팅한다"는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더민주 노웅래 의원은 "교육부의 총체적 기강해이가 아니면 이런 일이 한꺼번에 생길 수가 없다.확실히 사과하라"고, 안민석 의원도 "대학생들에게 따끔하게 사과할 기회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안 이사장은 사과는 이미 했다며 "본의는 아니었는데 특히 생활비가 많이 드는 지방 대학생들에게 많은 아픔을 줬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재단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해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li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