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고의 과학기술인에 권오준·현택환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2016년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현택환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장(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을 선정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이 상은 한국을 대표할 만한 세계적인 연구개발(R&D) 업적이나 기술 혁신을 이룬 과학기술인에게 준다. 2003년 제정돼 지난해까지 34명이 상을 받았다. 황창규 KT 회장(전 삼성반도체 총괄 사장)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등 기업인들도 수상했다. 올해 수상자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등에서 55명을 추천받아 3단계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했다.

권 회장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주목받는 차량용 고강도 강재 개발을 이끌고 국내 철강산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포스코는 중국 철강 기업의 공세 속에서도 매년 매출의 1.5~2%를 R&D에 투입해 7년째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회사’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신개념 파이넥스 공정과 강도를 기존보다 1000배 높인 기가파스칼 강판 기술 등 세계 최초 기술과 제품 100여 가지를 확보하고 있다.

권 회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잘 팔리는 상품을 개발하는 데 자원을 배분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며 “주력인 철강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리튬과 같은 새로운 소재와 에너지 분야에서 경쟁력을 찾겠다”고 말했다. 그는 “상금(3억원)을 일자리를 창출하는 창업가를 위해 쓰겠다”며 자신이 이사장을 맡은 포스텍과 한국공학한림원, 모교인 서울대에 1억원씩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현 단장은 첨단 나노 소재 분야 정상급 연구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머리카락 굵기 1만분의 1보다 가는 나노입자를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균일하게 대량 생산하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알아냈다. 지금까지 발표한 논문은 287편, 국내외 과학자가 인용한 횟수만 3만3000회에 이른다. 현 단장은 “네이처와 사이언스 같은 국제학술지에 연구 논문을 쓰는 일보다 제품을 생산해 시장에 파는 일이 훨씬 어렵다”며 기초연구 성과를 산업에 활용하는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19년간 교수로 있으면서 많은 논문을 쓴 데는 제자와 공동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공이 컸다”며 “지금까지 지원을 받기만 했지만 이제부터 젊은 후배와 제자 중에서 세계적 과학자가 나올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시상은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세계과학기술인대회 개회식 때 한다. 수상자들은 대통령 상장과 함께 각각 3억원의 상금을 받는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