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양국이 8일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의 주한미군 배치를 공식 결정한 데 대해 중국당국이 "강렬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 입장을 내놨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한미 양국의 사드 배치 발표 후 곧바로 홈페이지에 게재한 '외교부 성명'을 통해 "미국과 한국이 중국을 포함한 관련 국가들의 명확한 반대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사드의 반도(한반도) 배치를 선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미국과 한국의 사드 시스템은 한반도의 비핵화 목표 실현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안정에도 불리한 것이라며 "각 국가와의 대화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노력과도 거꾸로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이 이처럼 신속하게 공식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 사안을 그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외교부 성명'을 발표한 것도 지난 1월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사태 이후 처음이다.

중국 외교부는 특히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되면 "앞으로 중국을 포함한 이 지역 국가들의 전략적 안전이익과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심각하게 훼손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과 한국이 사드 배치 프로세스를 중단하고 지역형세를 복잡하게 만드는 행동을 하지 말고, 중국의 전략적 안전이익을 훼손하는 일을 하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중국당국은 일단 외교 채널을 총동원해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와 맥스 보커스 주중 미국대사를 초치하는 등의 대응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반도 지역을 겨냥한 군사력을 증강하고 사드 배치에 맞대응하는 러시아와의 전략적 군사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날 때마다 직접 사드 문제를 공식 제기해왔다.

특히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베이징(北京)에서 회동한 뒤 미국의 글로벌MD(미사일방어) 전략을 맹비난하는 '글로벌 전략적 안정을 강화하는 것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사드 배치는 자신들의 전략적 안전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며 반발했다.

중국언론들은 이날 사드 배치결정 소식을 긴급뉴스로 타전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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