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힘내라!"

7일 오후 충북 청주시에 있는 충북낙농업협동조합(이하 충북낙협) 치즈 가공장 내 체험관에서 어린이 수십 명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치즈 덩어리를 늘이는 '스트레칭 작업'을 해보는 또래들을 있는 힘껏 응원하는 소리다.

원유가 치즈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고 직접 치즈를 만들다 보면, 평소 우유를 싫어하는 아이도 자연스레 유제품에 관심을 갖게 된다는 게 체험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체험관에는 지난해에만 5천여명의 체험객이 다녀갔고, 올해는 2만5천여명에 달할 전망이다.

전국 낙협 중 최초로 치즈 가공장 및 체험관을 세운 충북낙협은 치즈체험교실과 함께 충청북도교육청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학교에 우유 대신 스트링 치즈도 납품하고 있다.

이는 우유 소비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낙농업계에서 위기를 넘어설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매년 남아도는 원유를 보관 목적으로 말린 분유를 소진하는 가장 확실하면서도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 치즈 등 유가공품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라는 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기도 하다.

신관우 충북낙협 조합장은 "스트링 치즈 1개를 먹으면 학교 급식으로 공급되는 우유 250㎖ 한 팩을 먹는 것과 영양 섭취량이 똑같다"며 "국산 치즈는 품질이 우수하고, 우유를 선호하지 않는 어린이도 스트링 치즈를 잘 먹어 영양 공급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치즈의 품질을 좌우하는 것은 원유인데, 우리나라 원유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로 정평이 나 있다.

보통 외국산 치즈는 국내로 들어오는 데 걸리는 기간 등을 고려해 쉽게 상하지 않도록 제조되다 보니 염분 함유량이 많지만, 이에 비해 국산은 염분 함유량이 현저히 낮다.

영양 만점 '저염 치즈'로 주목받는 이유다.

그러나 수입산에 비해 3배 가까이 비싼 국산 치즈의 가격과 기술 부족 등은 넘어야 할 산이다.

국산 치즈 원료로 사용되는 원유는 시장논리를 따르는 대신 생산비와 소비자 물가 상승률 등을 반영해 1년에 한 번씩 기본 가격을 임의로 정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편이고, 치즈 생산과 관련된 국산 기술이 사실상 전무해 생산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현재 전국에 있는 치즈 생산 공장 9곳의 가동률이 10%대에 그치는 것 역시 결국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서다.

이 때문에 유가공업체들이 원유 생산 농가에서 사들인 원유를 유제품 생산에 사용하면 일정 부분을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가공유 지원사업' 확대 시행 등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근성 낙농진흥회장은 "치즈 소비량은 지난 5년 사이 매년 전년 대비 약 16%씩 증가하고 있다"며 "전체 치즈 소비량 중 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4.2% 수준이지만, 앞으로 10%까지 자급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shi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