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해성 적조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예년보다 일찍 발생한데다 확산하기 좋은 기상조건이 이어질 것으로 예보돼 연안 양식장에 큰 피해가 우려된다.

해양수산부와 남해안 지자체들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대응 훈련에 나서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현미경으로 보이지 않는 바닷물 속의 미세한 조류 입자까지 찾아낼 수 있는 분자탐침자기법이라는 새로운 방법으로 유해성 적조를 조사한 결과 6월 6일 경남 통영에서 극미량의 코클로디니움이 처음으로 검출됐다.

지난해 처음 이 방법으로 조사했을 때보다 13일 일찍 코클로디니움이 나타난 것이다.

이어 같은 달 20일에는 여수 돌산도 앞바다에서 10㎖당 1개체꼴로 분포하는 것이 현미경 조사에서 확인됐다.

예년의 8월 초순에 비해 열흘 이상 일찍 적조생물이 나타났다고 수산과학원은 밝혔다.

이는 6월에 30도를 웃도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수온이 예년보다 1도 이상 높아진 때문이다.

현재는 장마의 영향으로 수온이 낮아져 코클로디니움의 성장이 주춤한 상태이다.

서영상 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장은 "올해 적조는 큰 피해가 났던 2013년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기상청의 예보대로라면 앞으로 코클로디니움이 성장하기 좋은 조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기상청은 장마가 끝나면 수온이 높아지고 이후 비가 내리지 않다가 8월에 예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서 과장은 이달 중하순에 코클로디니움이 ㎖당 10개체 이상 나타나 중간규모 이상의 적조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게다가 올해는 대마난류가 유난히 강해 적조를 양식장이 밀집한 연안으로 이동시키는 속도도 빠를 것으로 예상했다.

엘니뇨가 끝나고 라니냐가 시작되는 시기, 태풍 등 변수가 많아 적조가 얼마나 지속할지는 예상하기 어렵지만 평년수준은 될 것으로 서 과장은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2013년에는 7월 17일 처음 적조가 발생해 51일간 지속했고, 1995년 이후 두번째로 많은 247억원의 피해가 났다.

지난해에는 8월 5일에 발생해 53일간 이어졌고 피해는 53억원으로 줄었다.

이처럼 올해 적조 전망이 심상치 않자 해양수산부는 피해를 줄이기 위한 선제 대응에 나섰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8일까지 경남, 경북, 전남도와 함께 사전 모의훈련을 벌이고 전국 주요 조사지점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예찰을 하고 있다.

수산과학원도 관련 부서가 비상대응체제를 갖추고 적조생물의 출현 및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한편 드론을 활용해 연안 양식장 주변을 살피고 있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한국어, 영어, 베트남어, 포르투갈어 등 4개 국어로 된 적조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양식장에 배포했다.

양식장에 베트남, 동티모르, 스리랑카 출신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근무하는 현실을 고려한 조처이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lyh950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