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2천만명 출국…하루 평균 38건 사건·사고 피해
"출국 전 현지 정보 파악하고 치안위험 지역 방문 피해야"


연간 2천만명 출국 시대를 맞아 한국인이 외국여행 중에 다치거나숨지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무장테러세력 '이슬람국가'(IS)가 최근 한국인 테러를 경고한 터라 경계가 요구된다.

이 때문에 외국을 여행할 때는 현지 치안정보를 충분히 확보하고서 대비하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외교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각) 오후 1시께 페루에서 한국인 관광객 김모씨가 숨졌다.

세계에서 15번째로 높은 곡타 폭포에서 사진을 찍다가 추락해 변을 당했다.

김씨는 독일 관광객과 사진을 서로 찍어주고는 폭포 아래를 내려보다가 중심을 잃고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달 29일 새벽 1시께에는 태국 유명 관광지에서 한국인 20대 부부가 변을 당했다.

신혼여행지인 푸껫 빠똥 해변에서 이 부부가 실종됐다.

아내 A씨는 해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남편 B씨의 사체는 지난 3일 사고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해상에서 발견됐다.

태국에서는 또 이달초 푸껫 인근 해변에서 60대 한인여성이 물놀이를 하다 숨졌고, 호텔 수영장에서 10대 소년이 익사하기도 했다.

우리 국민은 외국에서 강력범죄 표적이 돼 목숨을 잃기도 한다.

올해 5월 필리핀 수도 마닐라 북부 따이따이시에서 한국인 선교사 심모(57)씨가 괴한이 휘두른 둔기에 맞아 숨졌다.

4월에는 필리핀 라구나 주 칼람바시에서 40대 한국인 건설업체 지사장이 3인조 무장 괴한에게 460만 페소(1억1천500여만 원)를 강탈당했다.

한국인들의 국외 사건·사고 피해가 잦은 것은 외국여행이 급증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교부 국회 업무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1천만명인 출국 인원은 2010년 1천240만명, 2014년 1천600만명, 2015년 1천931만명으로 증가했다.

10년 사이 2배가량 급증한 것이다.

재외국민 사건·사고도 덩달아 늘어났다.

공식 접수된 피해는 2010년 7천700건에서 2013년 9천100건, 2015년 1만3천800건으로 5년 사이 약 80% 증가했다.

작년에만 하루 평균 38건이 발생한 셈이다.

출국 전에 안전 사항만 점검해도 사건·사고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외교부는 조언한다.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www.0404.go.kr)를 보면 각국 최신 안전소식과 여행경보단계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외교부는 여행국 현지 법률과 문화를 존중하고 일탈행위를 하지 말라는 당부도 했다.

비상연락이 가능하도록 행선지를 가족에게 반드시 남겨야 한다.

재외 한국 공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당 연락처는 수첩에 따로 메모해야 한다고 외교부는 제언했다.

방글라데시·터키·브뤼셀 등 최근 빈발하는 IS 테러에 우리 국민의 피해는 없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외교부는 테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책을 제시했다.

▲ 불특정 다수가 많은 곳은 가지 말 것 ▲ 야간 외출 자제 ▲ 위험국가에서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 자제 등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언제 어디에서 사건·사고나 테러가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외국 여행객은 현지 일정을 고민하는 시간의 1/5만 투자해 현지 사정을 파악하면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주문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2vs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