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업추비 받지 않고 관용차량도 쓰지 않겠다"

4·16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지난달 말 특조위 활동이 종료된 뒤 정부가 예산 사용을 제한했다고 5일 주장했다.

권영빈 특조위 상임위원은 이날 서울 저동 특조위 대회의실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기획재정부가지난달 30일 공문을 보내 "세월호참사 조사를 위한 사업비를 집행하지 말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주문은 지난달 특조위 활동이 종료됨에 따라 조사활동에는 예산이 쓰여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권 상임위원은 이달 1일부터 별정직 공무원의 임금과 제반 조사활동에 필요한 예산이 집행되지 않는 것은 물론, 일상적인 경비 사용도 차단됐다고 말했다.

특조위에 따르면 각 과의 업무추진비 집행에 필요한 신용카드가 회수되고 진도의 현장사무실 운영도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상임위원은 "이석태 위원장을 비롯해 일부 상임위원들은 이런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임금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업무추진비와 관용차량도 반납하고 직원들과 고난을 나누겠다"고 말했다.

이석태 위원장은 전날 위원회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출근 시 전철을 이용했고 특조위 운영에 필요한 장소 이동 시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겠다"며 항의 행위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 글에서 정부가 특조위 행정지원실장의 파견근무 기간을 일방적으로 9월까지 연장한 것을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개인 사물 정리 등의 이유로 특조위 내에 있는 것은 용인하겠지만 그는 더는 행정지원실장이 아니므로 행정적으로 특조위 업무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특조위는 너울성 파도가 일어 선체 인양이 지연되고 있다는 해수부의 주장을 두고 "인영 업체가 이미 시뮬레이션을 시행해 충분히 예측 가능한 상황이었다"며 해수부가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조위는 "지금 진행되는 선수 인양방식은 파손 위험이 크다고 지적된 바 있다"며 "선체 훼손을 방지하지 못한 관계자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kj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