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걱정없는세상, 주요대 자연계 논술 분석…"본고사 출제도"

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의 2016학년도 자연계 대입 논술 전형에서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를 내는 이른바 '선행출제' 비율이 여전히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5일 서울 주요대학 13곳의 2016학년도 자연계 논술전형 총 300문항 가운데 44개(14.7%)가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나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이 단체가 같은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21.3%)보다는 다소 감소한 것이지만, 선행출제를 한 대학은 지난해 9개에서 올해 10개로 오히려 늘었다.

특히 연세대와 이화여대 논술전형에서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항은 각각 52%와 38.9%에 이른다는 것이 이 단체의 분석이다.

자연계 논술전형의 선행출제 비율은 숙명여대와 홍익대가 각각 33.3%, 서강대 25%, 고려대 17.9% 순으로 높았다.

선행출제 비율이 10% 이하인 곳은 건국대와 중앙대(각각 9.1%), 경희대 8%, 성균관대 3.4%였으며, 동국대·서울시립대·한양대의 논술전형 문항들은 모두 고교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된 것으로 평가됐다.

현행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은 대학 입학전형에서 논술 등 대학별 고사를 실시하는 경우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출제 또는 평가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동국대·서울시립대·한양대는 모든 문제를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해 법을 준수했고, 건국대·경희대·성균관대·중앙대는 교육과정 미준수 비율이 10% 미만으로 교육과정을 준수하려고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특히 성균관대는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선행출제율이 29.3%에서 올해 3.4%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름은 '논술'이지만 본고사형 문제를 낸 비율은 90.3%에 달했으며, 건국대·서울시립대·성균관대·이화여대·한양대가 자연계 논술전형 문항 전체를 본고사형식으로 출제한 것으로 평가됐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법을 위반한 대학들에는 교육당국이 엄중한 행정제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교육부는 대학의 교육과정 준수 여부에 대한 판단을 대학의 자체 판단에 맡겨서는 안 된다"며 "교육부와 시민단체 합동 검증위원회를 구성해 엄정한 법 준수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나치게 높은 비율의 본고사형 문제 출제를 시급히 개선해 사고 과정을 평가하는 논술고사의 본래 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yongl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