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육점 "가격 오르진 않았다"…농협 "수급 큰 차질은 없을 것"

돼지열병(돼지콜레라) 발생으로 제주도내에 한곳뿐인 도축장이 폐쇄돼 제주산 돼지고기 유통에 비상이 걸렸다.

30일 오전 제주시 농협하나로마트 축산물 코너에는 '현재 제주도내 돼지콜레라로 인해 물량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돼지고기 상품을 1인 2팩 한정판매 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안내문을 본 고객들은 각자 고기를 한두 팩 정도만 카트나 바구니에 담고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이 마트 현장 직원은 "어제(29일) 오후부터 한정판매를 시작했다"며 "돼지콜레라(열병) 문제가 좀 안정되고 나면 고기가 다시 정상적으로 들어오겠지만 언제까지 이 상태가 지속할지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비축해뒀던 물량이 동나기는 정육점도 마찬가지다.

일부 정육점은 비축해뒀던 냉장육 물량을 거의 소진한 탓에 냉동육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가격은 제주산 돼지고기 삼겹살 1㎏ 기준 2만2천∼2만3천원 정도다.

1주일에 비해 큰 차이가 없다.

정육점들은 돼지열병 발생 전보다 가격을 크게 인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 정육업체 관계자는 "물량이 부족하다고 해서 가격을 올리지는 않았다"며 "원래 6∼7월 피서철에 돼지고기 가격이 가장 많이 인상되기 때문에 가격이 조금 오르는 것이 돼지열병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제주도는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B농장 돼지의 돼지열병이 확진된 지난 28일 제주시 애월읍 어음리의 제주축협축산물공판장의 도축장을 폐쇄했다.

제주에서는 하루에 돼지 약 3천500마리를 도축하며 도축 물량 20∼30%는 도내에서 소비하고 70∼80%는 도외로 나간다.

도와 방역당국은 B농장의 돼지 423마리를 모두 도살하고 B농장의 돼지와 함께 도축돼 냉장보관 중이던 3천393마리분의 돼지고기도 모두 폐기했다.

같은 날 출하됐으나 도축되지 않고 도축장 계류장에서 대기하던 924마리의 돼지도 모두 도살했다.

전체적으로 4천700여마리의 돼지를 도살 또는 폐기했다.

도축장은 29일과 30일 방역소독을 하느라 폐쇄됐다.

도축장은 소독을 마치고 다음달 1일 다시 열린다.

도내 30여개 육가공업체가 도축된 지육을 넘겨받아 2일 하루 가공하면 실질적으로는 3일부터 유통이 재개될 전망이다.

도와 축산당국은 곧 도축이 재개되며 현재 비축된 물량이 있기 때문에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덕재 농협 제주지역본부장은 "내일(7월 1일)부터는 도축할 수 있기 때문에 방역대 외에 나머지 지역에서 출하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며 "현재 비축된 물량은 3일분 정도 된다.

당분간 돼지열병 이 추가로 발생하지 않는다면 수급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철저한 역학조사와 차단 방역을 통해 이른 시일 내에 유통을 정상화하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불안감이 퍼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atoz@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