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경영권 회복을 시도하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진영이 최측근인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전 산업은행장)의 대우조선해양 비리 연루 의혹으로 곤란한 상황을 맞고 있다.

최근 검찰이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비리 수사를 본격화한 가운데 민 고문은 기업 부실을 초래한 장본인으로 꼽히는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의 연임 비리 의혹과 관련해 거론되고 있다.

민 고문은 2008년 6월 대우조선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산업은행장으로 취임해 2011년 3월까지 산업은행장 겸 산은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했다.

남 전 사장은 2006년 취임해 2009년 초 연임 여부가 결정됐는데 당시 산업은행장이었던 민 고문은 남 전 사장의 연임 과정에 개입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남 전 사장이 재임 시절 민 고문의 지인 박모 씨가 대표로 있던 홍보대행사 N사에 거액의 홍보대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민 고문이 이 과정에 연루됐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남 전 사장이 재임 중이던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대우조선해양은 N사에 20억원의 대금을 지급했다.

홍보업계에서 이례적으로 큰 금액인 데다 N사가 실제 수행한 홍보 업무는 미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남 전 사장이 연임을 위해 N사에 특혜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 과정에서 민 고문이 관여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제3자 뇌물수수죄를 적용받을 수도 있다.

민 고문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SDJ코퍼레이션의 고문을 맡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신 전 부회장의 대변인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10월 신동주 전 부회장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활동을 개시한 민 고문은 한국 내 지원 조직이 전무하다시피 한 신 전 부회장의 최측근으로서 '롯데와 신동빈 회장에 대한 저격수' 역할을 자처해왔다.

민 고문은 롯데그룹이 검찰의 전면적인 수사를 받자 롯데그룹의 중국투자 부실 상황 등을 언론 등에 전파하며 '신동빈 흔들기'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핵심중의 핵심인 민 고문이 돌연 대우조선 비리 의혹에 연루되면서 신 전 부회장 진영은 비상이 걸렸다.

민 고문의 해당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게 될 경우 신 전 부회장의 경영권 회복을 위한 전략과 일정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민 고문의 검찰 소환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민 고문은 앞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됐으며, 민 고문은 검찰의 약식기소 처분에 불복해 서울고검에 항고한 상태다.

민 고문은 올해 초 현대중공업의 사외이사 후보로 올랐다가 막판에 물러나기도 했다.

표면적으로는 민 고문이 "일신상의 이유로 자진사퇴"한 것이지만, 현대중공업이 롯데 경영권 분쟁에 연루된 민 고문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데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gatsb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