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 농협중앙회장 선거 당시 불법 선거운동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병원(63) 농협 회장이 30일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이성규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김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김 회장은 올 1월 12일 농협중앙회장 선출을 위한 결선투표 직전 제3자를 통해 대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등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농협중앙회장 등의 선거 절차를 규정한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은 투표 당일의 선거운동이나 후보자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의 선거운동을 금지한다.

당시 선거에선 합천가야농협 조합장 최덕규(66) 후보, 전남 나주 남평농협 조합장을 지낸 김병원 후보,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 출신 이성희(67) 후보 등 세명이 맞붙었다.

1차 투표에선 이 후보가 1위, 김 후보가 2위로 각각 결선에 올랐다.

결선에선 김 후보가 막판 뒤집기로 이 후보를 따돌리고 회장에 당선됐다.

결선투표 직전 대의원들에게는 '김병원 후보를 꼭 찍어달라. 최덕규 올림'이라는 문자메시지가 발송됐다.

대의원 291명 가운데 107명이 이 메시지를 받았다.

검찰은 김 회장을 상대로 지지를 얻고자 최씨측에 도움을 요청했는지, 이 과정에서 금품이나 보직 등 대가를 약속했는지 등을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조사 내용과 그동안 확보한 증거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김 회장의 신병처리 방향과 수위를 검토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사건 공소시효가 내달 12일 만료돼 시한이 다소 촉박하고 현직 회장인 점 등을 고려해 불구속 기소 가능성이 점쳐진다.

농협은 민선 시대가 열린 1988년 이래 1∼5기 회장들이 모두 범죄 혐의에 연루돼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이보배 기자 lu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