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원여중 강력반대…"지역 간 교육격차 커진다 우려"

세종시교육청이 조치원읍 중학생들의 통학여건 개선을 위해 추진 중인 조치원중과 조치원여중의 통합 및 이전 재배치 계획을 두고 조치원여중 구성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30일 세종시교육청과 조치원여중 등에 따르면 조치원여중 동창회와 학교운영위원회 등은 전날 이 학교에서 열린 '조치원읍 중학교 이전 재배치 설명회'에서 조치원여중을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조치원중을 서부지역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입장을 시교육청에 전달했다.

시교육청은 조치원읍 중학생들의 통학여건 개선을 위해 동부에 있는 조치원중과 조치원여중을 남녀공학으로 통합하고, 새로운 남녀공학 1개교를 서부에 재배치하는 방안을 마련, 지난 22일부터 관내 10개 초·중학교에서 설명회를 하고 있다.

조치원중과 여중의 통합 및 이전 재배치는 이 지역 중학생 대부분 인구밀집 지역인 서부에 거주하는데 두 중학교는 모두 동부에 있어 통학 거리가 멀고 등하굣길 통학안전이 우려돼 학부모들이 서부에 학교 신설을 요구해온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조치원여중 구성원들은 통합 남녀공학 중학교를 동부와 서부에 1개교씩 재배치하면 구도심인 동부에 남는 세종중(가칭)과 신흥 거주지인 서부에 재배치되는 조치원중 사이에 심각한 교육격차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조치원여중에서는 통학 거리 등에 대한 문제 제기가 거의 없다며 두 학교를 그대로 유지한 채 조치원여중은 현재 위치에 남고, 민원제기가 상대적으로 많은 조치원중을 서부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이 더 타당한 방안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구자일 조치원여중 교장은 "현재 구도심과 신흥 거주지 간 소득 차이 등 환경 격차가 커 학교를 나누면 두 지역 간 교육격차가 더 커지고 굳어질 수밖에 없다"며 "통합 및 이전 재배치는 이런 환경을 먼저 개선한 뒤 시행해도 늦지 않다는 게 조치원여중 구성원들의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두 학교의 통합 및 이전 재배치에 대해 서부와 동부 지역 주민의 의견이 엇갈린다"며 "제시된 의견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문제점 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한 뒤 공론화 과정을 더 거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종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scite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