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일선학교, 내년 신학기부터 야간자율학습 폐지
29일 이재정 경기교육감이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2017년 신학기부터 일선학교의 야간자율학습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경기교육청 제공


경기도교육청이 2017년 신학기부터 일선고교의 야간자율학습(이하 야자)을 폐지하기로 했다. 저녁 7시~9시까지의 야자 시간은 수도권 대학이 참여해 학생들이 관심있는 정보통신, 인공지능 분야 등의 강의 프로그램인 ‘예비대학 교육과정’으로 대체한다. 야자 폐지로 대학진학률 저하와 사교육비 증가를 우려하는 학교와 학부모들의 반발이 우려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29일 도교육청 방촌홀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단 간담회에서 “야자는 교육법과 교육과정에도 없는 비정상적인 교육형태로 이를 정상화해 학생들을 야자로부터 해방시켜 줘야 한다“며 야자 폐지 배경을 밝혔다. 야자 폐지를 밝힌 것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처음이다.

이 교육감은 ”지난 30여년 동안 입시위주 경쟁교육으로 학생들의 선택권이 없는 반강제적, 비인간적 야자가 시행돼 왔다“며 ”이제는 학생 스스로 결정권을 가지고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야자를 대체할 예비대학 교육과정 프로그램 추진 계획을 제시했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스스로 진로와 관심분야를 찾도록 수도권 대학 관계자들이 참여해 인공지능과 인문학은 물론 예술 분야까지 다양한 교육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 교육감은 야자 폐지로 대학진학과 사교육비 증가 등을 우려하는 학교와 학부모들의 반발에 대해 직접 만나 관철시켜 나가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는 ”시행 1년된 오전 9시 등교도 초기에 반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모든 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다”며 “학생들을 위한 야자 폐지도 결국 학교와 학부모들이 따라와 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반면 당장 대학진학을 고심하는 학교와 학부도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수원 A고 교감은 “대학진학과 사교육비 증가를 우려하는 학부도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아 실제 시행하기까지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고 교감은 2011년 전임 김상곤 교육감 재직당시에도 야자 폐지 공문을 학교에 시달했지만 학부모들의 반대로 무산된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경기교육청은 야자 폐지 시행을 위해 조만간 전국교육감협의회 정식 안건으로 협의하고, 도내 학교장과 학부모들을 지속적으로 만나 설득해 나갈 예정이다.

이 교육감은 이날 “취임 2년간은 학생 관점에서 평가하고 교육과정을 진행하는 학생중심, 현장중심 교육 변화를 위해 노력해왔다”고 회고하고 “남은 2년도 학생중심 교육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윤상연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