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목격한 외국인 선원 3명도 들어와

선상살인이 벌어진 원양어선에 탑승했던 한국인 항해사와 외국인 선원들이 27일 입국했다.

한국인 항해사 이모(50)씨와 베트남·인도네시아 선원 3명 등 4명은 이날 낮 12시4분 에티하드항공 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선상살인 사건은 이달 20일 인도양 세이셸군도 인근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부산 광동해운 소속 원양어선 광현 803호(138t)에서 발생했다.

베트남 선원 B(32)씨와 C(32)씨가 선장 양모(43)씨와 기관장 강모(42)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이날 입국한 이씨는 당시 선상살인 피의자인 베트남 선원 B(32)씨와 C(32)씨를 제압했고, 외국 선원들은 사건 목격자이다.

부산해양경비안전서는 세이셸군도에 머물던 이들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를 경유해 한국으로 데려왔다.

이씨는 비행기 도착 후 1시간여가 지난 오후 1시5분께 입국장을 빠져나왔다.

모자를 쓰고 배낭을 멨으며,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당시 상황을 설명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참담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제압할 때 겁은 나지 않았나', '다친 곳은 없나', '자세한 상황을 말해달라'는 질문에는 입을 열지 않았다.

이씨와 함께 입국한 해경 관계자는 "이씨는 건강하다.

기지를 발휘해 용감하고 침착하게 행동한 분"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베트남·인도네시아 선원 3명은 취재진이 영어로 당시 상황을 물어봤지만, 답을 하지 않았다.

이들은 공항경찰대 10여명의 호위를 받으며 공항을 빠져나갔다.

해경은 사건 발생 이후 세이셸군도에 수사팀을 급파해 베트남·인도네시아 선원 13명과 항해사 이씨 등을 조사해왔다.

해경은 피의자인 B씨와 C씨를 국내로 압송하려 했지만, 최단거리 경유지인 아부다비 당국이 살인 등 중대 범죄자의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어 이씨 등을 먼저 입국시켰다.

해경은 이들을 부산해경으로 데려가 참고인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영종도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p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