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정체구간인 경부고속도로 한남IC에서 ‘만남의 광장’이 있는 양재IC까지 6.4㎞ 구간(공식명칭 경부간선도로) 지하에 왕복 14차로의 2층 도로를 건설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지상에 있는 왕복 8~12차로의 도로는 없애고 공원과 고층 빌딩이 들어서는 복합업무상업지구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단독] 경부고속도로 한남~양재IC, 2층 지하도로화 추진
한국경제신문은 23일 이런 내용을 담은 ‘경부간선도로 입체화 타당성 조사 연구’ 중간용역 결과를 단독입수했다. 서울 서초구가 지난 3월 발주한 이 용역은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대한교통학회, 한국도시설계학회 등 5개 학회가 맡았다. 서초구는 지난해 말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를 서울시에 공식 제안했다. 경부고속도로 한남IC~양재IC 구간은 2002년 관리 주체가 한국도로공사에서 서울시로 넘어갔고 공식명칭도 경부간선도로로 바뀌었다.

중간용역 결과에 따르면 한남IC~양재IC 구간 지하에 국내 최초로 2층 구조의 지하터널 건설이 추진된다. 국내에 지하터널이 복층 구조로 건설된 사례는 아직 없다. 2층 터널 가운데 위쪽(상부)은 완행도로, 아래쪽(하부)은 급행도로로 운영된다. 급행도로에는 도중에 빠지는 출구가 없어 차량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완행도로에서는 지금처럼 중간에 서초와 반포, 잠원 구간으로 진출입할 수 있다. 용역 결과 한남IC~양재IC 도로가 지하화되면 평일 기준 시속 30㎞ 수준인 이 구간의 평균 통행속도가 최소 50㎞ 이상까지 빨라질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 고속도로가 놓인 지상은 서울 여의도공원(22만9000㎡) 면적의 두 배를 넘는 공원(60만1000㎡)으로 바뀐다. 기존 양재IC와 서초IC, 반포IC 일대 7만2000㎡ 규모의 공간은 지역 특성을 살려 각종 고층 빌딩이 들어서는 복합업무상업지구로 조성된다. 총 사업비는 최소 1조5000억원, 공사기간은 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강경민/박상용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