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허재혁 서울의료원 교수팀, "홍삼, 지속적으로 먹으면 기억력 감퇴 개선에 도움"
홍삼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기억력 감퇴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허재혁 서울의료원 신경과 교수팀이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홍삼의 인지 기능과 정량적 뇌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다.

그동안 홍삼이 기억력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는 나왔지만 인지 기능과 전두엽 기능, 정량적 뇌파 스펙트럼 검사에서도 개선 효과를 보인다는 결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량적 뇌파 스펙트럼 검사는 치매 환자들에게 기능이 떨어지는 측두엽 부위 뇌파 스펙트럼상 변화를 뇌활동 지도 영상(brain mapping)으로 측정하는 것이다. 전두엽 및 측두엽 등 뇌 기능 개선 영역 평가에 주로 쓰인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기억력을 포함해 모든 인지 기능이 악화되는 병이다. 기억력 감퇴, 언어능력 저하와 같은 증상으로 시작해 보행장애, 대소변 실금, 욕창 등도 생길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다.

국제알츠하이머병협회에 따르면 세계 치매 환자는 2010년 3600만명에서 올해 4680만명으로 증가한 뒤 2030년 7470만명, 2050년에는 1억3100만명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국가중앙치매센터에서 국내 치매 환자 추이를 분석한 결과 올해 국내 치매 환자는 65만명으로 추산되며 2025년에는 10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허 교수팀은 14명의 치매 환자에게 12주 동안 매일 홍삼을 4.5g씩 복용하도록 한 뒤 간이인지기능검사(K-MMSE)와 전두엽기능검사(FAB)를 통해 인지 기능을 검사했다. 또 치료 전후 뇌파를 측정해 정량적 스펙트럼 분석을 했다.

그 결과 18점 만점인 FAB 점수는 홍삼을 먹기 전 평균 9.07점에서 홍삼을 12주 동안 먹은 뒤 평균 10.5점으로 높아졌다. 전두엽은 대뇌 앞부분으로, 정신 기능과 운동능력을 담당한다. 전두엽 기능이 약해지면 정신 기능을 적절히 사용하지 못해 기억력과 사고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치료 반응군의 파워 스펙트럼을 분석했더니 오른쪽 측두엽, 두정엽, 후두엽의 알파파 활동이 의미 있게 호전됐다. 알파파는 기억력, 사고력과 관련돼 나타나는 뇌의 주파수다. 알파파가 발달하면 우수한 학습능력을 보인다.

허 교수는 “파워 스펙트럼과 인지 기능을 확인한 결과 홍삼이 기억력에 관여하는 뇌의 알파파를 늘려 인지능력을 담당하는 전두엽을 활성화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홍삼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기억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보완대체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보완대체의학저널 4월호에 실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