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막판 밀양 쪽 '베팅' 투자자들 시간외거래서 하한가 '쓴맛'

동남권 신공항 입지선정 결과 발표를 앞둔 21일 증시에서는 관련 테마주를 놓고 투자자들의 눈치작전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그러나 오후 3시 장 마감과 동시에 신공항 건설 계획이 백지화되는 결과로 발표되자 그간 막연한 기대감에 크게 올랐던 종목들은 대부분이 시간외거래에서 급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오전 장에서는 신공항 후보지인 '밀양 테마주'와 '가덕도 테마주'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

신공항 후보지 발표를 코앞에 두고 밀양과 가덕도에 대한 투자자들의 베팅(상승 예상 종목 매입)이 팽팽하게 맞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후 장 들어 투자자들은 밀양 쪽에 베팅하는 양상으로 나타났다.

밀양에 토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세우글로벌이 전날보다 10.45% 오른 5천18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상한가 수준까지 오르기도 했다.

또 다른 밀양 테마주인 두올산업이 상한가까지 치솟았고, 한국선재(2.06%)와 삼강엠앤티(2.67%)에도 매수세가 쏠렸다.

반면에 오전 장에서 상한가 수준까지 올랐던 가덕도 관련 대표 테마주인 부산산업은 1.34% 하락한 5만1천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른 가덕도 테마주인 영화금속(-10.26%), 동방선기(-8.82%) 등도 오전 상승세에서 오후엔 급락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신공항 입지 관련 사전타당성 연구용역을 진행해 온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은 장 마감과 거의 동시에 기자회견을 통해 신공항 건설 대신 김해공항 확장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국토교통부는 곧바로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이 최적의 대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두 후보지 가운데 어느 한 쪽이 선정되는 것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이에 따라 그간 막연한 수혜 기대감에 힘입어 주가가 많이 오른 신공항 관련 테마주들은 대부분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날 오후 4시4분 현재 세우글로벌은 시간외거래에서 가격제한폭(9.85%)까지 빠진 4천670원을 기록했다.

두올산업과 한국선재, 삼강엠앤티 등도 하한가로 추락했다.

반면에 부산산업은 시간외거래에서 종가 대비 상한가로 치솟은 5만6500원에 거래됐다.

이는 김해공항 확장이 지리적으로 가까운 가덕도 관련 테마주에는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은 결과라는 시장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간외거래에서의 가격변동폭은 ±10%다.

한편 신공항 테마주에 베팅한 투자자들의 막판 눈치작전이 치열하게 펼쳐지면서 관련주의 거래량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날 회전율 상위 종목 1위에 세우글로벌이 올랐다.

상장주식 수는 2천369만여 주인데 이날 거래량은 8천478만여 주로 회전율이 357.9%에 달했다.

회전율은 일정 기간 주식 거래량의 합을 상장주식 수로 나눈 값을 백분율로 나타낸 수치다.

비율이 높은 종목은 그만큼 '손바뀜'이 잦았음을 의미한다.

동방선기, 두올산업, 부산산업 등 다른 신공항 테마주들도 회전율 상위 종목에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sj99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