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로 잇따라 피소된 가수 겸 배우 박유천 씨(30)가 자신을 처음 고소한 여성에 대한 맞고소장을 20일 경찰에 냈다.

박씨 측은 이날 오후 1시15분께 고소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강남경찰서에 박씨를 처음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취소한 여성 A씨를 무고와 공갈 혐의로 고소했다.

박씨 변호를 담당하는 법무법인 세종 관계자는 취재진 수십여명의 질문에 묵묵부답하며 경찰서 안으로 들어가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고소인은 박씨와 소속사 대표 명의로 되어있으며, 피고소인은 A씨와 더불어 A씨의 남자친구와 사촌오빠로 알려진 인물 등 모두 3명이다.

박씨 소속사 측은 A씨와 함께 고소된 두 사람이 사건 발생 후 박씨에 대한 고소장 제출 전까지 A씨와 함께 자신들을 만났다며 그들을 공범으로 고소했다.

박씨 측은 아직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2∼4차 고소 건에 대해서도 비슷한 혐의로 고소인을 순차적으로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달 4일 강남의 한 유흥주점 화장실에서 박씨에게 성폭행당했다며 10일 고소장을 냈다가, "강제성이 없는 성관계였다"며 주장을 번복하면서 15일 고소를 취소했다.

하지만 A씨의 고소 사실이 알려지자 16일과 17일 연이어 박씨에게 비슷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여성 세 명이 연달아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박씨 측은 혐의가 인정되면 연예계를 은퇴한다는 배수진을 치면서 강력한 법적 대응에 들어가는 등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무고 고소장이 접수됐지만 경찰 수사의 방향이 크게 변화할 개연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현재 진행 중인 수사 결과에 따라 A씨의 고소 사실이 허위의 사실로 드러났을 경우 무고 혐의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박씨측이 이날 A씨의 남자친구와 사촌오빠로 알려진 인물까지 고소하면서 이 사건 발생직후 이들과 박씨 소속사 관계자가 만났다고 주장함에 따라 양측간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도 중요한 수사상의 포인트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씨 사건 수사 전담팀을 꾸려 운영 중인 경찰은 전날 인력을 2배 증원해 모두 12명을 투입,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피해자와 동석자, 유흥업소 업주 등 참고인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조만간 박씨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세간에 불거진 성매매 여부나 폭력조직 개입설 등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과정에서 폭넓게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박씨는 유흥주점이나 가라오케,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업소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10일과 16일, 17일 모두 4명의 여성으로부터 차례로 고소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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