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선판매 위해 대출 알선해주기도

취업이 간절한 20대 청년들을 불법 다단계에 끌어들여 수백만원의 물품을 강매한 업주와 판매원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불법 다단계 영업을 한 혐의(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업주 정모(35)씨를 구속하고 판매원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정씨는 다단계판매업 등록을 하지 않은 채 서울 마포구 신촌에 사무실을 열고 2015년 9월부터 이달 초까지 판매원들을 모집해 물품을 강매한 혐의를 받는다.

과거 다단계 업체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정씨는 처음부터 취업 열망이 강한 20대 초반 청년들을 범행 대상으로 잡고 젊은이들이 많은 신촌에 사무실을 열었다.

정씨는 지인이나 스마트폰 채팅 앱을 통해 알게 된 청년실업자들에게 집중적으로 접근해 월 500만∼700만원의 고수익을 보장하며 신규 판매원으로 끌어들였다.

신규 판매원이 되면 곧바로 600만원어치의 화장품·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해야 했다.

돈이 없다고 하면 정씨가 대출을 알선해주거나 직접 빌려주기까지 했다.

정씨는 대출을 하게 된 신규 판매원이 변심할까 봐 술을 먹이고서 모텔로 유인, 대출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감시했다.

판매원 대부분은 뒤늦게 불법 다단계임을 알고 벗어나려 했으나 반품을 받아주지 않거나 이미 적지 않은 돈을 빌린 상태인 탓에 탈퇴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정씨의 올해 3∼6월 장부를 압수해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 중이다.

이 기간 반품을 신청한 피해자만 180여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회 경험이 부족한 청년들이 고수익을 보장하는 불법 다단계의 유혹에 빠지는 사례가 끊이질 않는다"면서 "지속적으로 단속을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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