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명 요구에 다른 제품조사후 '공정상 안들어가' 엉뚱 답변

'외국계 유명 햄버거 패티에서 손톱이 나왔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경위를 밝혀달라는 고객 요청에 이 패스트푸드 업체는 고객이 산 제품이 아닌 엉뚱한 햄버거의 제조 과정을 조사해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에 거주하는 40대 주부 김모씨는 지난 4월 26일 오후 10시께 서구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A 햄버거 등을 산 뒤 집에서 자녀들과 나눠 먹었다.

김씨는 햄버거를 한입 베어 물고 씹을 때 이질감을 느껴 뱉어냈고, 9㎜ 크기의 새끼손톱으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됐다.

그녀는 곧바로 매장에 항의한 뒤 다음날 햄버거에서 나온 손톱을 매장에 갖다 주며 경위조사를 요구했다.

김씨는 "패티 색깔이 약간 누런데 고기 색깔하고 손톱 색깔이 거의 비슷했다"며 "너무 어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2주 뒤 업체 측은 손톱이 '제조 공정상 들어가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답변을 내놨다.

업체 관계자는 "위생복과 장갑, 마스크를 철저히 착용하고 작업하기에 제조 과정에서 손톱이 들어갈 수는 없다"며 "햄버거에서 나왔다는 손톱이 9㎜ 크기인데 패티를 튀기는 과정에서 이물질을 거르는 체가 2㎜ 간격으로 촘촘해 손톱이 걸러졌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제는 업체 측이 김씨가 구매한 A 햄버거와는 전혀 다른 B 제품을 조사했다는 점이다.

업체는 김씨가 4월 27일 밤 A·B 햄버거를 사 간 것으로 기록돼 있다며 B 햄버거를 조사했지만, 김씨가 보관 중인 영수증에는 4월 26일 오후 10시 22분에 A 햄버거 등을 산 것으로 돼 있다.

B 햄버거는 구매목록에 없다.

김씨는 "보관하고 있는 영수증 제품 목록에는 업체가 조사를 벌인 제품이 아예 없다"며 "구입당일 매장 직원에게 손톱이 나온 제품을 사진과 함께 문자메시지로 알려줬는데 엉뚱한 조사가 이뤄졌다"며 황당해 했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A 제품으로 변경해 다시 패티 제조 과정을 조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자세히 알려주겠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나는 어떤 금전적 보상을 바라는 게 아니라 이런 일이 또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가만히 있으면 그냥 조용히 묻힐 것이고, 그러면 누구든지 그런 피해를 계속 보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전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kj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