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암연구소 공식발표 "뜨거운 음료, 식도암·온열손상 유발 가능성"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커피를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에서 25년 만에 제외한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프랑스 리옹에 본부를 둔 IARC는 이날 커피와 마테(중남미지역 카페인 함유 전통차), '매우 뜨거운 음료'와 관련된 논문을 분석 평가한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IARC는 그동안 여러 나라의 전문가 23명으로 평가단을 구성해 커피 등의 발암성과 관련한 공개 문헌 1천여 편을 철저하게 검토했다.

IARC 는 커피와 암의 상관관계를 입증할만한 충분한 근거 자료가 없다고 보고 2B군 발암물질에서 제외하고 3군(not classifiable as to its carcinogenicity to humans:발암물질로 분류되지 않는 그룹)에 포함시켰다.

앞서 IARC는 1991년 커피가 방광암을 유발할 수 있다며 '인체 암 유발 가능성이 있는 물질'(possibly cacinogenic to human)인 '2B군' 물질로 분류했다.

담배는 1군(carcinogenic to haumas:발암물질)으로 분류돼 있다.

IARC 평가단은 또 커피가 다른 20여 종의 암들을 인체에 유발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반적으로 증거가 불충분'하며, 오히려 자궁암과 전립선암 등 다른 암에 걸릴 위험성을 줄여주는 것으로 평가했다.

IARC는 다른 보건 관련 기관들이 이미 커피를 발암물질에서 제외하고 있으며, 일부 암 예방이나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들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AICR)는 커피 속에 들어 있는 식물성 화합물 등이 일부 암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IARC는 "1991년 평가 때는 동물 실험 자료가 부적절했다.

현재 분류 기준은 더 많은 자료를 참고했다"면서 "3군은 안전하다는게 입증된게 아니라 현존하는 과학적 데이터로는 발암물질인지 결론을 낼 수 없는 물질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IARC는 '매우 뜨거운 음료'가 식도암과 관련성이 있다는 일부 역학조사 보고에 따라 뜨거운 마테차에 적용했던 2B군 기준 대신 2A군(Probably carcinogenic to humans:발암물질로 추정)을 적용했다.

IARC는 커피, 차 등의 종류와 상관없이 65도 이상 온도에서 제공되는 음료를 식도암과 연관이 있을 수 있는 '매우 뜨거운 음료'로 분류했다.

다 나 루미스 IARC 연구원은 "뜨거운 음료가 일상적인 나라에서 식도암 비율이 높다는 결과에 따라 연관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며 "명확한 증거는 없지만 60도 보다 낮은 온도의 음료도 식도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온열 화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커피협회는 커피의 성분을 추출하기 위한 이상적인 수온은 화씨 195~205도(섭씨 약 90.5~96.1도)로 밝히고 있으나 "마시기 전엔 '편안한 온도'가 되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국제커피기구(ICO) 통계를 보면 세계 커피 소비량은 2011년 이래 연평균 2.5%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 소비량은 60㎏들이로 1억5천만 포대에 달했다.

◇ IARC 발암물질 분류 기준
IARC는 1969년부터 화학물질을 포함한 각종 환경 요소의 인체 암 유발 여부와 정도를 평가해오고 있다.

현재까지 평가를 마친 989종을 위험도에 따라 5개 군으로 분류해 고시하고 있다.

▲1군 : 인체에 발암성이 있음(cacinogenic to humans). 인체 발암성과 관련한 충분한 근거자료가있는 경우. 다이옥신, 벤조피렌, 석면, 담배, 아플라톡신, 가공육 등 118 종
▲2- A군 : 인체 발암성 추정 물질(probably carcinogenic to humans). 인체 자료는 제한적이지만 동물실험 근거 자료는 충분한 경우. 에틸카바메이트(우레탄), 질소 머스타드(화학무기이자 일부 암 치료제) 등 79종
▲2-B군 : 인체 발암 가능 물질(possibly carcinogenic to humans) 인체 자료가 제한적이고 동물실험자료도 충분하지 않은 경우. 미토마이신C, 파라치온 등 290종
▲3군 : 인체 발암물질로 미분류 물질(not classifiable as to carcinogenic to humans) 인체와 동물실험 자료 모두 불충분한 경우. 프레드니손, 클로르퀸, 에폴레이트(해충불임제) 등 501종
▲4군 : 인체 비발암성 추정 물질 : 인체에 발암 가능성이 없고, 동물실험도 부족한 경우(probably not carcinogenic to humans).



(서울 제네바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이광철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