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모두 사측에 위임하겠다고 14일 발표했다. 회사와 노조가 경영 위기를 함께 극복하기 위한 차원이다.

김외욱 한진중공업 노조위원장은 “경기 악화와 조선업 불황으로 인한 경영 위기를 노사가 합심해 극복하자는 의미에서 올해 임단협을 회사에 전부 위임한다”고 말했다.

노조의 임단협 위임은 회사가 설립된 1937년 이후 80년 만에 처음이다.

한진중공업은 2008년 이후 극심한 노사 갈등을 겪었다. 생산직 희망퇴직에 노조가 반발하면서다. 타워크레인 농성과 ‘희망버스 시위’ 등이 이어졌다. 하지만 2011년 노사가 극적으로 합의하고, 2012년 ‘정치노동운동 및 투쟁만능주의와 결별하겠다’는 새 노조가 설립되면서 분위기는 바뀌었다. 한진중공업 노조는 이후 5년 연속 무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