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상기 건국대 교학부총장 "독일식 기초 탄탄한 산학일체 대학 만들 것"
건국대가 지향하는 목표는 ‘기초가 강한 대학’이다. 탄탄한 전공 교육으로 이름난 독일식 대학 모델을 따르고 있다. 이런 변화의 중심엔 민상기 건국대 교학부총장(61·사진)이 서 있다. 지난달 480억원짜리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프라임) 사업에 선정된 것도 바이오산업공학과 전공인 민 부총장이 단장을 맡은 게 주효했다. 지난 14일 건국대 중흥의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기초교육을 강조하는 배경이 궁금합니다.

“모든 대학이 똑같이 행동해서는 생존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학부가 강한 대학으로 건국대를 키우겠다는 게 학교 구성원들의 생각입니다. 기초가 탄탄한 교육을 해야 산업 수요에 대응할 수 있어요. 학부중심 대학으로 자리를 잡으면 외부에서 학교로 공부하러 오는 이들도 많아질 겁니다.”

▷학과 조정을 많이 하나요.

“자연계열에 속해 있던 학과가 공대로 옮기는 것을 포함해 이공계 정원이 총 533명 늘어납니다. 인문계에서 줄어드는 정원은 200여명입니다. 대학은 시대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학과를 운영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학과 간 벽이 너무 높습니다. 한 번 개설하면 정원이 ‘제로’가 될 때까지 유지하려는 속성이 있는데 이 문제를 정부가 재정지원을 당근으로 바꾸려 한 것이고, 건국대는 그 흐름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4+1 학제’ 등 교육실험도 꽤 있습니다.

“주로 융·복합 학과에 적용됩니다. ‘4+1 학제’를 도입한 건 줄기세포 분야처럼 4년 학부과정만 마쳐서는 취업이 어려운 학과가 있어서입니다. 1년간의 석사과정을 통해 심화학습을 시켜 산업계가 원하는 인재를 육성하자는 취지입니다.”

▷건국대는 농·축·수산 바이오 분야에 특화돼 있습니다.

“농업 활성화가 나라의 살길이라는 게 설립자의 뜻이었습니다. 1959년에 축산대학을 설립한 것도 이 때문이었고요. 농·축·수산업이 생명과학이라는 이름으로 2000년대엔 크게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너도나도 ‘생명’을 학과 이름에 갖다 붙일 정도였으니까요. 이런 과열이 문제였습니다. 건국대는 학과 이름도 예전식으로 간단명료하게 바꾸고, 철저하게 산학연계형으로 재편할 계획입니다. 특히 ‘황우석 사태’ 이후 주춤하고 있는 줄기세포 분야가 건국대가 공들이는 학문 중 하나입니다.”

▷독일식 모델을 벤치마킹한다고 들었습니다.

“독일이 탄탄한 산업 기반을 갖게 된 데엔 교육의 힘이 컸습니다. 대학이 산업현장과 떨어져 존재할 수 없다는 게 독일 교육의 이념입니다. 다만 우리 현실에선 대학에 덧씌워진 각종 규제를 푸는 게 급선무입니다. 교육부 허가 없인 은행 빚도 내지 못할 정도로 자율성이 심각하게 떨어져 있습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