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휴대전화엔 문자서비스 안 돼…시민 "의아하다"

대구 북구에 사는 A씨는 지난 13일 오후 9시 15분께 국민안전처가 발송한 긴급재난문자를 받았다.

'대구에 호우경보가 내렸으니 산사태, 상습침수 등 위험지역에서 대피하고 외출을 자제하는 등 안전에 주의하라'는 내용이었다.

비가 내리긴 했지만 아주 미미한 양이어서 의아했으나 불안한 마음에 인근 저지대에 사는 부모님께 전화해 주의를 당부했다.

몇 해 전 비 때문에 고생을 한 기억이 생생해서다.

그러나 호우경보라는 말이 무색하게 비는 거의 내리지 않았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던 차에 A씨는 같이 있던 아내에게는 문자가 발송되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됐다.

문자를 받지 못한 사람은 아내뿐 아니라 가까이 사는 친구 등 여러 명이었다.

이들 대부분은 "작년 여름엔 폭염에 따른 긴급문자를 받았는데 이번엔 왜 안 왔는지 모르겠다"며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

대구기상지청에 따르면 대구 달성군에 많은 비가 내려 13일 오후 7시에 호우주의보, 9시 10분에 호우경보를 내렸다.

대구 전역에 경보를 발령한 것이다.

기상청 통보를 받은 국민안전처는 규정에 따라 바로 대구 시민에게 긴급재난문자를 보냈다.

그러나 30분 만에 호우경보를 해제했다.

이날 달성군(102㎜)을 뺀 대구 대부분 지역에는 비가 별로 안 왔거나 대체로 10㎜ 안팎의 강우량을 기록했을 뿐이다.

긴급재난문자를 받은 저지대나 산기슭 주민 상당수가 불안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기상청 자료를 신뢰해 대구 시민에게 긴급재난문자를 보냈다"며 "3G나 구형 4G 휴대전화 중 일부는 긴급문자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앞으로 해결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yongm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