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도시 이야기] 연 500만명 찾는 '유교(儒敎)의 수도' 안동시
조선시대 지금의 도(道) 단위 격인 도호부가 설치될 정도로 경상도 대표 도시이던 안동은 1970년대부터 급격한 인구 감소에 시달렸다. 1974년 27만명이던 안동시 인구는 2009년 16만명으로 줄었다. 딱딱한 유교문화가 지배하는 ‘고루한 도시’라는 달갑지 않은 이미지도 강했다.

2010년 7월 취임한 권영세 시장은 지역 경제를 살릴 방안을 찾다가 안동 발전에 걸림돌로 여겨지던 유교문화를 대표 브랜드로 키우기로 했다. 역발상이었다. 안동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하회마을을 비롯해 도산서원 병산서원 등 문화재만 300점이 넘는다. 권 시장은 “성리학의 본산이던 안동은 동북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유교문화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시는 하회마을 등 곳곳에 있는 고택(古宅)을 관광객이 머물 수 있는 체험지로 개방했다. 수십곳에 달하는 종가(宗家)의 전통음식을 브랜드화하는 데도 앞장섰다.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라는 위상에 걸맞게 2014년부터 세계 인문학자들의 포럼인 ‘21세기 인문가치포럼’을 매년 열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안동을 찾는 관광객은 2009년 328만명에서 지난해 517만명으로 200만명 가까이 늘었다.

안동=강경민/김동현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