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원천?…검찰 수사초점 떠오른 롯데자산개발
"규모 큰 부동산 거래 많아서 생긴 오해일 뿐"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 과정에서 계열사 롯데자산개발의 이름이 자주 등장하면서, 롯데 비자금의 원천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롯데자산개발은 "대규모 부동산과 자금을 거래하는 특성 때문에 빚어진 오해와 억측"이라는 입장이다.

2007년 11월 설립된 롯데자산개발은 부동산을 사들여서 쇼핑몰 등으로 개발한 뒤 분양·임대하고 때로는 직접 위탁 운영하는, 이른바 '종합부동산기업(부동산 디벨로퍼)이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 1천258억원, 영업이익 69억원으로 롯데그룹 안에서 상대적으로 외형이 작은 계열사이지만 롯데그룹의 굵직한 개발 프로젝트에 대부분 빠지지 않고 참여하는 업체다.

예를 들어 롯데가 2014년 9월 베트남 하노이에 개장한 첫 해외 복합단지 '롯데센터하노이'나 오는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중국 청두(成都)에 건설 중인 연면적 57만㎡ 규모의 복합상업단지 '롯데월드 청두' 등의 대형 사업에 모두 롯데자산개발이 관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롯데몰 김포공항·롯데몰 수원·롯데몰 송도·속초 롯데리조트 등을 개발했고, 잠실 롯데월드몰 쇼핑몰·롯데몰 김포공항·롯데몰 수원·롯데피트인 동대문점·롯데피트인 산본점 등 롯데 계열의 유통매장들도 위탁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그룹의 대규모 자산을 매입·매각하고 관리하다보니, 각종 롯데 관련 부동산·자금 의혹에 롯데자산개발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2008년 신격호 총괄회장의 인천 계열구 목상동 일대 땅 166만여㎡(공시지가 200억원대)를 롯데상사가 504억원에 사들일 때 롯데 계열사들이 매수대금을 지원한 단서를 잡고 지난 10일 롯데자산개발 김창권 대표 자택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롯데자산개발은 지난해 7월 롯데쇼핑·롯데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동탄2신도시 광역비즈니스지구 중심앵커블록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당시, 백화점사업을 위해 LH 등을 상대로 금품로비를 벌인 의혹도 받고 있다,
이처럼 롯데자산개발이 그룹의 비자금원으로 지목받는 데 대해 롯데자산개발 관계자는 "워낙 그룹의 큰 부동산 매매에 자주 참여하기 때문에 오해를 받는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2007년 11월 설립 이후 8년 이상 롯데자산개발을 이끌고 있는 김창권 대표도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비자금 관리자'로 의심받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롯데자산개발측은 "김 대표는 모건스탠리, 회계법인 등에서 오래 일한 전문가로서 회사 설립 당시 외부 전문가 채용 형태로 대표에 취임했다"며 "금융·부동산 전문가일 뿐 그룹 오너가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이도연 기자 shk999@yna.co.kr